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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진상조사위 2년여간 허송세월
발포명령자·행불자 등 진실 묻히나
5차 조사 보고도 큰 성과 없어
2022년 05월 12일(목) 19:55
송선태 위원장.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제공>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 진상조사위)가 출범 이후 5번째로 5·18 관련 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5·18연구자들 사이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조사결과라는 박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 2년여간 100여명의 조사관 등 인력을 투입했는데도 이른바 국민적 핵심 의혹으로 꼽히는 ‘최고위 5·18 발포명령자’, ‘행방불명자’ 등에 관한 진실 규명은 진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12일 서울에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조사결과와 향후 조사 방향을 발표했다.

5·18진상조사위는 이날 ▲발포명령과 체계의 조사 및 주요 경과와 현황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 사건 등 8가지 사안에 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5·18 연구자, 5·18 관련자들 사이에선 “보고회 발표 내용이 1988년 국회의 광주 청문회 등 과거 조사에서 드러난 내용이 대부분이고 새로운 것은 없다”는 인색한 평가가 나왔다.

5·18진상조사위가 이날 성과로 꼽은 ‘1980년 5월 20일 밤 광주역 집단발포 명령자’와 관련해서도 ‘최세창 3공수여단장이었다’는 것은 지난 1995년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었다.

‘계엄군 성폭력 사건’ 조사의 경우 피해자 한 사례(계엄군에 의한 임신, 출산 피해 사례)에 대해서 추가로 확인했을 뿐 눈에 띄는 진전은 없었다.

5·18진상조사위 안팎에서는 관련법에 따라 (조사 등을 위한) 출석요구를 거부한 인물들을 강제로 구인할 수 있는 동행명령권이 있는데도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5·18진상조사위가 조사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날 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2년간 25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사용한 것 치고는 성과가 초라하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을 우려해서 인지 5·18진상조사위는 이날 대국민 보고회에서 스스로 성과가 미흡한 점을 인정하며 “(전두환·노태우 등) 당사자 사망, (장세동 당시 특전사 작전참모,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 등) 핵심인사의 조사 비협조와 코로나 19 상황”을 거론하기도 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권 교체로 인한 정치 지형의 변화, 핵심 당사자의 사망, 조사 기간 만료 임박 등 5·18진상조사위를 둘러싼 상황을 고려하면 법정 최대 활동기한인 내년 말까지 ‘핵심 의혹 규명’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5·18 연구자는 “2년이 넘는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일부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남은 조사 기간 등을 생각한다면 하사관 등 부사관부터 장성까지 상향식으로 진행됐던 조사 방식을 하향식으로 바꾸는 등 조사 방식 변화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