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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사고’가 광주에 보내는 메시지-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업국장
2022년 03월 08일(화) 03:00
오는 3월 11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11년째 되는 날입니다. 핵(核)사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무뎌지고 있지만 사고로 인한 피해와 오염은 현재 진행형이며, 오지 않은 미래입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당시 냉각 기능 상실로 핵연료가 녹아내렸고, 수소 폭발로 이어지면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하늘로 바다로 퍼져 나갔습니다. 심한 경우 핵발전소로부터 100㎞ 떨어진 곳까지 방사성 물질이 날아가기도 하였습니다. 아직도 수만 명의 핵사고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복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후쿠시마 발전소 주변 수십㎞ 떨어진 곳에서는 아직도 방사성이 검출되고, 핵사고 당시 세 개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는 무너져 내린 구조물, 콘크리트 등과 합쳐져 1000여t의 파편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고방사선 방출로 상태 확인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안전보다 경제성이 우선시되어 130만t에 이르는 방사성 오염수들은 바다에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버려질 예정입니다. 특히 방사성 오염수는 계속적으로 발생하므로 130만t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핵발전소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안전한 장소에 핵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 사람이 적고 운영에 편리한 곳에 건설하다 보니, 지질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곳에 핵발전소가 지어졌습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주에 핵발전소와 핵폐기물 저장소가 있는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핵발전소 부지 선정에 무지하고 무책임했는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지진으로 수능까지 연기했던 포항도 경주 핵발전소에서 멀지 않습니다.

또한 한빛 3·4호기에서는 부실시공으로 최후의 보루인 격납 건물에서 수백 개의 구멍이 발견되었습니다. 정밀한 전수조사를 할 수 있는 기술적인 능력이 없어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과 사람이 직접 격납 건물 벽을 두드려 공명으로 빈 공간을 찾는 방식으로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는 부지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습니다. 방사능 검출이 명백하지만, 음모론을 운운합니다.

이것뿐일까요? 후쿠시마 핵사고 직후 부랴부랴 핵발전소 안전성 강화를 위한 수십 가지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거나 대책도 무용지물입니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대책이 수소 제거 장치입니다. 후쿠시마 핵사고처럼 수소 폭발을 방지하고자 핵발전소 격납 건물 내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를 설치하였으나 오히려 온도가 상승하면 불꽃을 발생시켜 화재가 발생하는 치명적 결함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도 몇 년 전에 외국 실험실에서 확인되었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시 한국에서 재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 사례와 마찬가지로 불꽃이 발생하였습니다. 이게 세계 최고 기술이라는 대한민국 핵발전소 기술의 현주소입니다.

최근에는 핵발전소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만, 부지 선정에서 건설까지 10년이 넘게 소요되는 핵발전소에는 해당되지 않는 녹색 분칠에 불과합니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핵발전소는 매우 위험하며, 현존하는 어떤 기술로도 그 위험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단언컨대 후쿠시마 핵사고를 예측한 과학자나 전문가들은 없었습니다. 우리가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천 번 만 번 외쳐도 과하지 않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