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사초마을] 기름진 갯벌·풍요의 바다…‘어민 활력 1번지’ 부푼 꿈
천혜의 어장 터전 150여 가구 생활
낙지·문어·감성돔 등 수산물 풍부
개불 유명…2014년부터 ‘개불축제’
1만평 해변공원 관광객 발길 늘어
‘해(海)드림 사업’ 선정 기대감 커
방파제·접안시설 보강 최우선 과제
낙지·문어·감성돔 등 수산물 풍부
개불 유명…2014년부터 ‘개불축제’
1만평 해변공원 관광객 발길 늘어
‘해(海)드림 사업’ 선정 기대감 커
방파제·접안시설 보강 최우선 과제
![]() 사초마을 앞 너른 갯벌에는 바지락, 꼬막, 개불, 낙지, 문어 등 다양한 어족자원이 서식하고 있다. |
짧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어느날, 이른 아침부터 푹푹찌는 더위를 뚫고 강진 사초마을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자가용으로 2시간여를 달리다 보면 기름진 갯벌 그리고 넓은 들판과 마주한다.
강진군 신전면에 위치한 사초마을은 바닷가 모래톱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터전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마을 앞에 펼쳐진 강진만은 내륙에서 흘러내린 담수가 해수와 만나는 곳으로 풍부한 영양분이 많아 어패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지 좋은 곳이다. 게다가 퇴적된 갯벌은 비옥한 땅을 만들어 예로부터 조상들이 터를 잡은 곳이다.
이곳은 마을 동쪽으로는 강진만을 경계로 마량면 수인리, 대구면 구수리와 마주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사내 간척지를 지나 해남 북일면과 접하고 있는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바다 건너로는 완도 고금면이 보이고 작은 무인도섬인 복섬이 자리하고 있다.
150여 가구, 총 280 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사초마을 주민들은 바다를 터전 삼아 마을을 꾸려가고 있다.
마을 주민 김유순(64)씨는 “우리마을은 낙지, 문어, 개불 등 수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개불이 많이 나 축제도 열었다”며 “또 마을 근처에 해변공원 등도 있어 외지인들이 와서 휴양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김 씨의 설명대로 사초마을은 ‘개불마을’로 알려져 있다. 사초 개불은 2년에 한 번 물이 빠지는 음력 보름인 2월 중순이나 3월 중순, 4월 중순 쯤의 한 날을 정해 하루나 이틀 동안 각 집에서 대표로 한 사람씩 어장에 나가 채취한다. 해마다 줄어드는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2014년 이후에는 공동어장을 두고 격년제로 채취하고 있다. 어민들이 쇠스랑 등을 이용해 모래바닥을 푹 찍어 개불을 잡아들이는 전통 방식으로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4년부터 ‘강진사초개불축제’를 진행,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지난해부터 2년간 코로나 19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개불 외에도 ‘천혜의 황금어장’인 강진만을 앞에 두고 있어 낙지와 문어, 쭈꾸미, 감성돔과 농어를 비롯한 부서, 장대 등의 어류들도 난다. 가을에는 전어와 갈치도 올라온다.
어획물 전량은 강진군 수협 신전출장소에 위탁해 판매한다. 2019년 사초어촌계 수산물 위판소득은 약 11억 원이며, 지난해에는 문어와 낙지가 대거 잡히면서 추가로 8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 외에 여성 어업인들은 주로 마을 어장과 인근 갯벌에서 바지락, 꼬막, 개불 등을 캐는 맨손어업을 하며, 개인 판매나 직거래를 통해 월 10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사초마을과 사초항 사이에는 1만평 규모의 ‘해변공원’도 조성돼 있다. 간척지인 이곳에는 숙박시설, 산책로, 데크쉼터 등 휴양시설과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있어 외지인들이 자주 찾는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도심을 떠나 인적이 드문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곳에서 캠핑을 즐기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최근에는 해양수산부의 ‘어촌유휴시설 활용 해(海)드림 사업’(이하 해드림사업)에 사초항 어민복지회관이 선정되면서 주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드림사업은 어촌지역의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 주도로 추진하는 지역특화형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방치된 어촌의 유휴 공동시설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사초항 어민복지회관은 2층 규모로 건축물이 노후된 탓에 주민들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강진군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1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3억원을 투입, 사초 어민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해 수산물 쇼핑거점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1층은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직거래 판매장, 2층은 온라인 판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옥상에는 휴식 공간도 마련해 주민 소득 증대와 지역 수산물 유통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강진만의 큰 품에서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여름이다. 불청객 태풍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마을이 쑥대밭이 되기 때문이다. 남동풍의 큰 바람과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지금의 591m짜리 방파제와 90여척의 어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갖추지 못한 것이 그 원인이다. 접안시설도 미비해 태풍이 오면 크레인으로 배를 일일이 육지로 끌어올려야 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크레인을 불러 작업하는 비용 부담도 크다. 낙지가 쏟아지는 시기에도 접안할 곳이 부족해 선박들과 자동차들로 마을 곳곳이 북새통을 이룬다.
사초마을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기(51) 어촌계원은 “사초항은 90여척의 어선과 100명이 넘는 어촌계원들의 어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어항”이라며 “그에 비해 너무도 미흡하고 노후한 방파제는 강한 남동풍과 거친 파도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파제가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정박하고 있는 어선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크고, 조류 소통에 문제를 일으켜 어패류 서식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어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방파제를 서둘러 보강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은재 광주일보 기자 ej6621@kwangju.co.kr
강진군 신전면에 위치한 사초마을은 바닷가 모래톱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보고 터전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마을 앞에 펼쳐진 강진만은 내륙에서 흘러내린 담수가 해수와 만나는 곳으로 풍부한 영양분이 많아 어패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지 좋은 곳이다. 게다가 퇴적된 갯벌은 비옥한 땅을 만들어 예로부터 조상들이 터를 잡은 곳이다.
150여 가구, 총 280 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사초마을 주민들은 바다를 터전 삼아 마을을 꾸려가고 있다.
김 씨의 설명대로 사초마을은 ‘개불마을’로 알려져 있다. 사초 개불은 2년에 한 번 물이 빠지는 음력 보름인 2월 중순이나 3월 중순, 4월 중순 쯤의 한 날을 정해 하루나 이틀 동안 각 집에서 대표로 한 사람씩 어장에 나가 채취한다. 해마다 줄어드는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2014년 이후에는 공동어장을 두고 격년제로 채취하고 있다. 어민들이 쇠스랑 등을 이용해 모래바닥을 푹 찍어 개불을 잡아들이는 전통 방식으로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4년부터 ‘강진사초개불축제’를 진행,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지난해부터 2년간 코로나 19로 축제를 열지 못했다.
개불 외에도 ‘천혜의 황금어장’인 강진만을 앞에 두고 있어 낙지와 문어, 쭈꾸미, 감성돔과 농어를 비롯한 부서, 장대 등의 어류들도 난다. 가을에는 전어와 갈치도 올라온다.
어획물 전량은 강진군 수협 신전출장소에 위탁해 판매한다. 2019년 사초어촌계 수산물 위판소득은 약 11억 원이며, 지난해에는 문어와 낙지가 대거 잡히면서 추가로 8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 외에 여성 어업인들은 주로 마을 어장과 인근 갯벌에서 바지락, 꼬막, 개불 등을 캐는 맨손어업을 하며, 개인 판매나 직거래를 통해 월 10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 사초항 방파제를 찾은 외지 낚시꾼들. |
아울러 최근에는 해양수산부의 ‘어촌유휴시설 활용 해(海)드림 사업’(이하 해드림사업)에 사초항 어민복지회관이 선정되면서 주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드림사업은 어촌지역의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 주도로 추진하는 지역특화형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오랜 시간 방치된 어촌의 유휴 공동시설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선정된 사초항 어민복지회관은 2층 규모로 건축물이 노후된 탓에 주민들이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강진군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 1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3억원을 투입, 사초 어민복지회관을 리모델링해 수산물 쇼핑거점 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1층은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직거래 판매장, 2층은 온라인 판매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옥상에는 휴식 공간도 마련해 주민 소득 증대와 지역 수산물 유통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강진만의 큰 품에서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는 여름이다. 불청객 태풍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마을이 쑥대밭이 되기 때문이다. 남동풍의 큰 바람과 파도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지금의 591m짜리 방파제와 90여척의 어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선착장을 갖추지 못한 것이 그 원인이다. 접안시설도 미비해 태풍이 오면 크레인으로 배를 일일이 육지로 끌어올려야 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크레인을 불러 작업하는 비용 부담도 크다. 낙지가 쏟아지는 시기에도 접안할 곳이 부족해 선박들과 자동차들로 마을 곳곳이 북새통을 이룬다.
사초마을개발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기(51) 어촌계원은 “사초항은 90여척의 어선과 100명이 넘는 어촌계원들의 어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어항”이라며 “그에 비해 너무도 미흡하고 노후한 방파제는 강한 남동풍과 거친 파도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파제가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정박하고 있는 어선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크고, 조류 소통에 문제를 일으켜 어패류 서식에도 악영향을 준다”며 “어민들의 소득과 삶의 질에 엄청난 타격을 주는 방파제를 서둘러 보강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은재 광주일보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