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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고 교사 이삼남 시인, ‘너와 떡볶이’ 출간
“언젠가 피어날 미래를 꿈꾸며”
2021년 07월 13일(화) 20:10
오늘의 고등학교 교실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숨 돌릴 틈이 없다. 특히 고3이라는 시간은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고 여유가 없는 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럴 때가 “꽃봉우리 속에 담긴 꽃의 시간처럼 언젠가는 활짝 피어날 미래를 꿈꾸는 날”이라고 말하는 시인이 있다. 또한 그 시인은 “모든 이야기가 제 나름의 빛깔이 되어 청소년들의 시간을 아름답게 물들이리라”고 믿는다.

23년의 교직생활 가운데 10년을 고3 담임으로 살았던 이삼남 시인. 현재 고려고 교사인 그는 최근 시집 ‘너와 떡볶이’(창비)를 펴냈다.

2021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된 시집은 교실에서 길어 올린 희망과 위로의 시를 담고 있다. 이번 시집은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일상과 팬데믹 시대의 우울한 학교 현실을 진솔한 언어와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집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생들과 보내는 시인에게 학교는 “아이들의 여물지않은 꿈이 자라는, 꽃망울 속에 담긴 꽃의 시간”으로 상정된다.

작품집에는 모두 72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작품들은 특히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고3 수험생에게 위로를 준다.

“꽃망울이다/ 청춘의/ 닫히지 않는 성장판이다// 꽃의 속살은/ 움츠린 시간처럼/ 고요히/ 제각각/ 자라나고 있다”

위 시 ‘교실’은 아이들이 자라는 교실의 풍경과 청소년들의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비록 입시에 찌들고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시간이지만 그 속에서도 ‘성장판’은 닫히지 않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간결한 시어로 풀어냈다.

‘시간표’, ‘학교 생활 기록부’, ‘온라인 클래스 6’, ‘울컥 다가오는 풍경’과 같은 작품에는 입시 지옥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애잔한 시선이 투영돼 있다.

‘나’라는 시는 어른들이 한번 곱씹어봐야 하는 작품이다. “수시와 정시 사이/ 내신과 수능 사이/ 도전과 적정 사이/ 표준 점수와 백분위 사이/ 선택과 갈등의 기로에서/ 나는 우선순위가 아니다”는 표현은 아이들의 미래는 없고 오로지 부모와 학교가 꿈꾸는 미래만 있다는 현실을 아프게 짚어낸다.

그럼에도 시인은 아이들은 자란다는 사실을 노래한다. 입시라는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있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주며 성장해간다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격한 하이파이브가 필요하다”고 나지막이 속삭인다.

발문을 쓴 박종호 시인은 “세상의 다양한 풍경 속에 스스로 또 하나의 풍경이 되어 따뜻한 세상을 그려 내는 시인의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한다.

한편 해남 출신 이삼남 시인은 1999년 ‘창조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시집 ‘빗물 머금은 잎사귀를 위하여’, ‘침묵의 말’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