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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목에서
2020년 11월 24일(화) 00:00
지난 22일은 소설(小雪)이었다. 1년 24절기 가운데 스무 번째 절기다. 입동(立冬)이 지나면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이라는 그런 예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날 전국적으로 눈은 내리지 않았지만 차가운 비바람이 매섭게 불어 겨울을 실감케 했다.

계절은 어김없다는데 올 한 해는 유난히도 이상기후가 계속됐다. 지난 4월에는 전국적으로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더니 5월에는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날이 속출했다. 또 6월 평균기온은 22.8도로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7월 평균기온은 22.7도를 기록해 오히려 6월보다 낮았다. 기상 관측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최초로 6월 평균기온과 7월 평균기온이 역전된 것이다.

올 여름철 장마도 신기록을 갱신했다. 호남 지역에만 최대 60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수천 가구의 주택과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6월 24일 시작된 중부 지방의 비는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며 8월16일에야 종료(54일간)되면서 1973년 이후 가장 길었던 장마로 기록됐다. 게다가 가을 들어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이상기후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올겨울은 어떨까? 지구 온난화 영향 등으로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전반적으로 겨울철 눈을 보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겨울에도 역대 가장 따뜻했던 날씨 탓에 좀처럼 눈이 쌓인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올해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첫눈이 평년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겨울을 평년과 비슷한 추위 속에서 기습 한파 등 기온 변동 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별다를 것 없는 기상청다운 전망이지만 올겨울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등에 따라 민생의 체감 온도는 더욱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전쟁과 재난 등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그 사회의 품격이 드러난다고 한다.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의 한파 속에서도 다가올 봄을 만들어 나가는 사회적 연대와 배려로 모두가 올겨울을 건강하게 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