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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균형발전
2020년 10월 15일(목) 00:00
지난 2010년 국무총리실이 국민 10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열 명 중 일곱 명꼴로 대부분(전체의 73.8%)이 ‘우리 사회는 불공정하다’고 답했다. ‘공정한 기회 보장 및 경쟁이 안 되고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무려 80%를 넘었다. 8년이 지난 2018년 2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응답자의 74%가 법 집행 면에서, 71%는 소득·재산 분배와 취업 기회에서, 67%는 승진·진급 등에서 불공정함을 주장했다.

공정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기득권’이다. 검찰을 포함한 사법·교육·의료·재벌 개혁의 당위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음에도 국민이 체감할 만큼 진척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득권을 마치 귀족 작위처럼 대물림하려는 시도 역시 공공연한 것이 사실이다. 공정을 바라는 국민 대다수의 염원과는 별개로 불공정함이 익숙해지고, 개선의 기대조차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엄격하게 보면 세상에 완벽한 공정은 있을 수 없다. 출생부터 부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유전적인 특징과 함께 성향이나 외모 등의 차이가 존재하는 등 삶의 모든 순간이 불공정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억지로 일률적인 틀을 만들고 그것에 꿰맞추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적어도 선천적인 차이, 배경이나 외모의 다름, 재산이나 권력의 유무 등에 의한 불공정함을 근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국가 균형 발전 역시 공정과 연관이 있다. 수도권·영남권·충청권·호남권·강원권 등 각 권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다만 경제 성장과 발전, 국가 시책, 정치적인 이유 등에 의해 권역 간 불균형이 초래됐다면 그것을 해소해야 하는 책임은 그 원인을 제공한 국가에 있는 것이다. 1960년대까지 인구나 경제 규모에서 가장 앞섰던 호남은 이후 60여 년간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수도권·영남권·충청권 등의 ‘기득권’을 과감히 철폐하고 호남 소외와 낙후의 원인을 찾고 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균형의 의미에 맞는 정부의 공정한 조치를 기대한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