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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2040] 시도 통합 서둘러야 지역이 산다
2020년 10월 12일(월) 00:00
김민표 위민연구원 운영위원장·변호사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은 사상 최저인 0.92명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은 종전에 2032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고 예상하였지만 이런 추세라면 2029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되게 된다.

나라 전체의 인구 감소도 문제지만 지역의 인구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광주의 지난해 출생자 수는 8364명으로 광주의 인구는 2015년 150만 6000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남은 더욱 심각하다. 전남의 지난해 출생자는 1832명으로 광주보다 많지만 전체 인구는 1970년 345만에서 올해 176만 4000명으로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감소는 지방자치단체의 존속마저 위협할 정도다.

줄어드는 인구는 당장 지방세 수입의 감소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다. 2018년 기준 한 해 동안 광주를 떠나는 청년들이 5000명이라고 한다. 지역 경제를 견인해야 할 일꾼들이 해마다 급속도로 이탈하면서 지역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생존과 발전을 위해 서로 출혈 경쟁을 한다. 적은 예산을 두고 중복 투자, 행정력 낭비는 결국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전략보다는 제 살 깎기식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국에서 행정 통합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자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물꼬는 대구·경북이 텄다. 대구와 경북은 512만 인구를 통합하여 ‘대구 경북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지역 내 총생산과 지방세 수입이 서울, 경기에 이어 3위에 이르게 되는 거대 지방자치단체가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뒤질세라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도 각각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과거 도시의 발전으로 창원·마산·진해가 창원시로 통합되고 여수·여천시·여천군이 여수시로 통합되었던 것과 그 규모나 분위기가 사뭇 다른 상황이다. 광주·전남이 처한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인구와 세수입의 감소가 예상되나 한정된 자원을 놓고 광주와 전남이 계속 경쟁하는 모양새이다. 정부는 서울 등에 위치한 공공기관을 추가로 지방으로 이전하고자 계획을 세우고 지역별로 이전을 희망하는 기관을 접수받았는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이전을 희망하는 공공기관이 상당수 중복되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 설립 과정에서 있었던 경쟁이 다시금 재연될 수 있고 그만큼 행정력 낭비가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시작된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 논의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행정 통합에는 여러 장점이 있는데 첫째, 예산 통합으로 경직성 예산을 제외한 가용 예산의 규모가 늘어난다. 정부의 지원 없이 광주의 힘만으로는 지역 경제를 위한 투자나 사업을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통합을 하면 종전에는 광주나 전남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대규모 사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 둘째, 예산의 집행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 정부가 광주와 전남에 각각 1000억 원씩 예산을 지원했다고 가정해보자. 지자체마다 각자 예산을 사용하면 그만이지만 예산을 함께 묶어서 2000억 원을 배정받고 서로 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면 함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셋째, 기관 통폐합을 통한 예산 절감과 기능 강화다.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당연히 중복되는 조직이나 기관이 발생한다.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이 광주전남연구원으로 통합된 것처럼 규모와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복된 기관이 통합되어 예산의 절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점도 예상된다. 시와 도가 통합되면 광역 단위 사업이 우선시 되고 기초 단체 단위의 사업이 소외될 우려가 있다. 집중화가 가속될수록 주민들의 행정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은 감소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행정 단위 통합으로 인한 생활의 기준 반경이 넓어지게 된다. 광주 관내에만 머물던 공무원들의 인사 이동이 광주·전남 전체로 확장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광역 행정 통합 이후 기초단체의 통합이 뒤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지자체의 통합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행정 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기에 행정 통합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은 현재의 행정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행정, 앞서가는 행정만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