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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2020년 09월 01일(화) 00:00
강우진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1학년
정부가 최근 발표한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연일 화제다. 찬성하는 이들도 많고, 반대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또 찬성하지만 세심하지 못한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나 배려가 필요한 상황 등이 감안되지 않아 서운함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7월 10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단기 거래에 대한 부동산 세제 강화, 서민·실수요자 부담 경감을 위한 공급 물량 확대 및 기준 완화, 등록임대 사업자 폐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의 해당 대책은 올 상반기 지속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경기·인천·대전·청주 등 일부 지역이 지난 6월 투기 과열 규제 지역 지정 이후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매수세 및 상승세는 지속됨에 따라 나온 것이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서민 및 실수요자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따라 지난 7월 10일 ‘7·10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주요 목표는 ‘주택 시장 안정화’이고, 주요 표적은 투기 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수도권은커녕 광역시를 밟은 지도 얼마 되지 않은 내게 부동산 정책과 그에 관한 이야기는 멀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종강 후 고향을 찾은 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나와도 무관하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고향은 섬이고, 오랜 시간 배를 타고 나오면 조그마한 소도시에 닿게 된다. 하루에 배는 세 번만 다니고, 그마저도 바람이 많이 불거나 파도가 높으면 운항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섬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도시에 집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도서민의 자녀가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소도시로 오게 되면 제2의 주거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물론 요즘 대다수의 학교엔 기숙사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숙사가 학생들을 금요일에 전부 퇴실시켜 집으로 돌려보낸 뒤, 일요일에 다시 입실하게 하므로 소도시에 친인척 집이나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없다면 집을 얻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니 도서민들에게 소도시의 집은 직접 거주하면서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곳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필요한 순간이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준비해 놓지 않을 수 없다.

나 또한 풍랑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섬으로 들어가지 못해 소도시에 머물면서 학교에 결석한 적이 있고, 소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그곳 집에서 자취를 하기도 했다. 결론은 현재 도서민 대부분이 다주택자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지금까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각종 세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7·10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 인상이 많았다. 현재까지의 부동산 대책은 효과적이지 못했기에 추후 방안으로 보유세 인상이 제시될까 우려스럽다.

만약 보유세가 인상된다면, 도서민들은 섬과 육지를 오가는 불편함을 덜고자 구입한 주택 때문에 세금을 더 내야 해서 부담이 클 것이다. 팔려고 마음 먹어도 살 때보다 내려간 집값과 높아진 양도 소득세로 인해 시세 차익은커녕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이 떠오르는 이유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로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보는 교외 지역 및 도서 지역 주민들의 사정도 두루 살펴서 더욱 세심한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