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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방역행정·소홀해진 개인수칙이 코로나19 확산 키웠다
‘청정 광주’ 믿고 방역당국·시민들 방심 ‘예고된 인재’ 지적
전파력 6배 높은 변형 바이러스 출현에 광주 확산세 빨라져
2020년 07월 08일(수) 00:00
7일 광주 북구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자가격리자 관리센터에서 직원들이 자가격리 대상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며 실내거주 시 안전수칙을 알려주고 있다. 북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증가함에 따라 상황종료시까지 자가격리자 관리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한때 방역 모범도시로 꼽혔던 광주시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광주시 등 방역당국과 일부 시민의 방심이 부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반년 가까이 이어지는 등 장기화하면서 광주시의 방역행정이 느슨해지고, 일부 시민들이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소홀히 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확진 시민 중 일부는 감염 증상 발현 이후에도 다중시설을 거리낌없이 이용하고, 확진 후엔 각종 거짓말로 동선을 숨기는 등 방역당국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방역전문가들이 그동안 수차례 “언제든 2차 확산이 올 수 있으며, 광주도 예외는 아니다”고 경고했지만, 광주시 등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광주는 코로나19 청정지”라며 안일하게 대응한 점도 집단 감염 사태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광주에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력이 기존보다 6배나 높은 변종이라는 점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광주시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광주의 코로나19 누적확진자는 총 121명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10일 사이 88명이 발생했으며, 연일 추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발생장소도 종교시설과 오피스텔, 방문판매업체, 요양원, 사우나, 어린이집, 고시학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모범 방역도시이자 청정지라는 평가를 받았던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지역사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너무 방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이번 집단 확진 사태를 역학조사한 결과, 곳곳에서 확진자들이 마스크조차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일부이긴 하지만, 사찰과 교회 등 종교시설도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확진자 중 일부는 이동동선을 허위진술하는 등 방역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조치되고, 격리지침을 어기고 이탈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방역 컨트롤 타워’인 광주시의 초심을 잃은 안일한 방역행정도 질타 대상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지난 2~4월만 하더라도 선제적 방역시스템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달 넘게 확진자 ‘0’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반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방역 행정 곳곳에도 구멍이 났다.

특히 방역행정을 진두지휘했던 광주시 복지건강국은 정년을 앞둔 국장과 과장 등 핵심 간부들이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놓으면서, 담당 계장 한 명이 기본 업무부터 언론대응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도맡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방역행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간부는 명퇴 후 시 산하 특정자리로 옮기기 위한 행보를 보이는 등 방역행정에는 소홀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는 2차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의료인 등 방역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광주시 민간전문지원단’ 조차 소집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지난 5일에야 처음으로 긴급 대책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그나마 이번 코로나19 2차 확산에 맞춰 이들이 명예퇴직(6월 말일자)한 뒤 곧바로 의사 출신 국장과 신임 과장을 선임했지만 이미 확산한 코로나19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최대 감염원으로 꼽히는 동구 금영오피스텔은 국장 등이 바뀌고 나서야 뒤늦게 전면폐쇄 조치 등이 내려졌다.

광주시 민간전문지원단 소속의 한 방역전문가는 “누구 탓 할 것 없이 초심을 잃고 느슨한 방역생활을 해온 광주시와 방역 전문가 그룹, 그리고 광주시민 모두 자성하고,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2차 대유행이 예고된 올 가을과 겨울을 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