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사용 후 핵연료’ 위험 지역에 합당한 지원을
2020년 05월 26일(화) 00:00
영광군을 비롯한 원전 소재 자치단체들이 요구해 온 ‘사용 후 핵연료’ 보관세 도입을 위한 법률안 제정이 또다시 좌절됐다. 사용 후 핵연료 등 방사성 폐기물에 지역자원 시설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미래통합당 강석호·유민봉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영광·경주·기장·울진·울주 등 원전이 위치한 5개 지자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었다.

사용 후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타고 남은 폐연료봉으로, 최소 10만 년간 맹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이 때문에 애초엔 이것들을 모아 영원히 격리하는 ‘영구 처분장’을 만들기로 했지만 건설이 지연되면서 40년 가까이 각 원전의 물탱크에 저장하고 있다. 영광 한빛원전 1~6호기의 경우 내부 수조에 6436다발을 저장 중이다.

원전 소재 지자체들은 이들 폐연료봉을 발전소 내에 보관함으로써 발생하는 위험 부담을 세금 형식으로 부과해 비용을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서 제출된 지방세법 개정안은 산자부의 반대로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산자부는 현재 발전량에 따라 지역자원 시설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사용 후 핵연료 등에 과세하는 것은 이중 과세로, 원전 사업자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과세의 대상과 목적이 다르다는 점에서 산자부 입장은 지나치게 원전 사업자만 대변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더욱이 정부와 원전 사업자는 장기간 영구 처분장 건설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전이 자칫 영구 핵폐기장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이제 원전 소재 지자체와 주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21대 국회에서는 자치단체가 떠안는 위험에 따른 합당한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