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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관문 ‘꽃샘추위’
2020년 04월 30일(목) 00:00
신준혁 수완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24절기 중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지난 지 세 달이 다 돼 가지만 아직 꽃샘추위가 완전히 누그러지지는 않았다. 꽃샘추위는 추위에 대한 준비가 느슨해졌을 때 찾아오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경우가 많고 감기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요즘 같은 꽃샘추위 철에는 일교차가 크고 갑작스럽게 공기가 차가워지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 쉽다. 낮 기온이 따뜻하다고 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외출하기 보다는 가벼운 옷들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도 감기를 예방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또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환절기에는 알레르기 비염도 조심해야 한다.

봄에는 여러 종류의 꽃가루가 생성돼 대기 중에 떠다니기 때문에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등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알레르기 유발 물질들이 코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최근에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 시에 마스크 등을 착용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초봄까지는 대기가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피부 질환 환자도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실내 적정 습도는 40~50%이지만 꽃샘추위 철의 실내 공기 습도는 10~20%에 불과하기 때문에 간지러움을 호소하는 피부 질환 환자가 늘어난다. 기존에 아토피나 건선 등의 피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실내의 가습과 피부 보습에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꽃샘추위가 기승하는 시기에는 폐 건강을 유지하기를 권장한다. 폐는 코나 입을 통해서 들어온 공기에 섞여있는 물질들을 깨끗하게 걸러 내서 우리 몸에 이로운 깨끗한 공기들은 전신에 산포시키고 더러운 물질은 다시 호흡기를 통해서 밖으로 배출을 시키는 장기다. 때문에 비염이나 천식, 감기 같은 증상에 우선 보호해 주고 강화시켜 줘야 할 장기는 폐이고, 이런 폐를 보호하고 깨끗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으로 폐에 이로운 경혈을 자극하고, 폐에 좋은 약재들도 건강한 폐의 활동을 도울 수 있다.

이 시기는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알레르기 피부염도 많은 계절이다. 수분 섭취를 자주하고 이 시기에 나는 두릅, 봄동, 유채, 냉이 등 봄나물을 많이 먹어서 신선한 비타민들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먼저 두릅은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시기에 먹으면 가장 좋은 음식이다. 두릅은 단백질이 매우 풍부하고 철분과 비타민, 섬유질 등을 함유하고 있어 ‘산나물의 제왕’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항암 효과가 있고 고혈압과 동맥 경화증을 개선하며, 겨우내 묵었던 피로 회복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겨울과 봄에 수확하는 봄동은 베타카로틴, 칼륨, 칼슘, 인 등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 탁월하며 동맥 경화에도 도움을 준다. 봄동은 비타민 A와 무기질이 풍부한 대신 단백질과 지방이 부족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요리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유채는 1월께 겨울의 추위를 뚫고 여린 잎을 올리는 식물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유채의 기운을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며 독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유채는 섬유질이 풍부해 위장의 활성화를 돕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서 피로를 덜어주고 혈액 순환을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냉이는 제철 봄나물의 대표 주자이다. 냉이의 독특한 향은 소화액을 분비시켜 소화를 촉진하고 입맛을 돋운다. 또한 비타민 A, 비타민C 등이 풍부하여 나른한 봄철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냉이는 다양한 조리 방법에서도 영양소의 소실이 거의 없어 유용하다.

이처럼 꽃샘추위가 오는 시기에는 외출 후에 들어와서는 반드시 손발과 외부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감기, 비염 등 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