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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의 발달과정·작동원리 넓고 깊게 알아보기
엔진의 역사
김기태 지음
2020년 04월 10일(금) 00:00
제트 엔진 중의 하나인 터보팬 엔진. 보잉747 여객기 등에 사용되는 이 엔진은 수많은 사람들을 세계 곳곳으로 실어 나름으로써 지구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지성사 제공>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책이 존재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관련된 책뿐 아니라 생물학, 인류학, 우주과학 등 분야 또한 다채롭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주제의 책이 존재한다.

이색적인 주제를 다룬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바로 엔진에 관한 책이다. “열, 전기, 수력 등으로부터 입력되는 에너지를 기계적인 운동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를 엔진이라고 한다. 쉽게 풀자면 엔진은 ‘손을 사용하지 않고 물체를 움직이고자 한 인류의 오랜 꿈을 실현해준 도구’다.

엔진 전문가로 헤론-김 터빈, 김 로터리 엔진 등을 발명한 김기태 HK-Turbin사 회장이 쓴 ‘엔진의 역사’는 엔진에 관한 입문 교양서다. 기계에 문외한인 일반인들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기술돼 있다.

영어에서는 엔진과 모터를 구분한다. 원래 엔진이란 연료를 사용해 운동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이고, 모터는 전기 모터처럼 그 입력원이 되는 에너지가 연료를 사용해 다른 형태로 바뀐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기다. 책에서는 엔진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도구를 만들고 이에 익숙해지자, 인류는 도구의 자동화를 고민했다. 손을 대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물을 끓이면 자연 발생하는 증기였다. 용기에 물을 담아 가열하면 증기가 발생한다. 용기 내의 압력이 용기 바깥의 공기 압력보다 높아지는데, 이 압력차를 이용하면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스팀 엔진(증기기관)의 원리다.

저자는 엔진의 기원을 고대 그리스에서 찾았다. 기원전 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발명가 헤른이 고안한 ‘에올리필’이 그것이다. ‘헤른 터빈’이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증기가 내뿜는 힘으로 구체(具體)가 돌아가도록 돼 있다. 이 엔진의 아이디어가 실제 사용된 것은 1500년이 지난 뒤였다. 많은 이들이 스팀과 연관된 엔진 연구를 하면서 산업과 접목된 스팀엔진이 완성됐다. 이때가 바로 18세기 산업혁명을 전후한 시기였다.

이후로 스팀엔진을 대체할 동력원으로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 등이 나왔다. 1884년에 발명된 스팀 터빈은 스팀 엔진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전 세계 전력 생산의 기본 동력이 되고 있다. 20세기 초 비약적으로 발전한 오토사이클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제2차 대전 중 발명돼 실용화한 제트 엔진 여객기들은 지구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저자가 생소한 엔진의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중심에 둔 것은 발명가와 기술자들이었다. ‘증기기관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임스 와트를 비롯해 고압 스팀을 이용한 엔진을 만든 리처드 트레비식과 조지 스티븐슨, 스팀 터빈의 발전에 획기적 공을 세운 구스타프 드라발과 찰스 파슨스를 소개한다.

또한 내연기관 발달의 공로자인 니콜라우스 오토와 루돌프 디젤, 로켓을 만든 로버트 고더드와 베른헤르 폰 브라운, 제트 엔진을 발명한 프랭크 휘틀과 한스 폰 오하인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새로운 엔진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세심하게 살핀다. <지성사·2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