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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유세장 … 속 타는 후보들
코로나19 여파 조용한 선거 분위기에 구호 붙이고 무음 순회
한나절 유세에 어르신 5명…민주·민생당 박빙 지역구는 북적
2020년 04월 03일(금) 00:00
4·15 총선 선거운동이 2일 시작됐지만, 코로나 19 영향으로 전남 농어촌 선거구는 조용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다. 총선이 열리는 4년마다 유세차량 선거방송이 읍내는 물론 시골 논밭까지 쩌렁쩌렁 울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풍경이다. 후보자 상당수는 “도무지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며 조용한 선거운동에 힘겨워하고 있다. 다만 같은 농어촌 선거구라도 박빙 지역은 첫날부터 선거운동이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영암·무안·신안 선거구 후보자는 이날부터 선거 유세차량 3대를 가동하지만 방송은 틀지 않고 있다. 단지 후보자 사진과 소속 정당, 후보자 이름, 구호만 차량에 써 붙이고 무음으로 빙글빙글 선거구를 돌고만 있다.후보자도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주요 길목에서 나홀로 인사에 주력하고 있다.

서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자는 오늘 전남도청·영암삼호조선소 등 주요 길목에서 나홀로 인사만 하고 있고, 운동원들 역시 1~2명씩 주요 거점에서 인사를 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집권당 후보가 방송을 크게 틀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춰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캠프에서 모였다”며 “코로나 19 영향을 지켜보면서 선거 운동 방식에 변화를 줄지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19로 의도치 않게 조용한 선거를 치러야하는 후보자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해남·완도·진도 선거구 민주당 윤재갑 후보는 통화에서 “오전에 약산·고금도 유세를 다녀왔는데 마스크를 쓴 어르신 5명 정도 유세를 지켜보셨다”며 “예전 선거 같으면 ‘어른신들 저 윤재갑이 왔습니다’ 하고 방송도 하고 노래도 틀텐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섬이나 농어촌 읍면 일부를 빼놓고 안 가면 어르신들이 섭섭해하실 것 같아 돌고는 있지만 대체로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며 “유세를 하더라도 제 공약을 홍보하기보다 코로나 19로 고생이 많으시다고 위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선거구 윤영일 민생당 후보 측은 “용기를 내 거리 유세를 나섰다”고 전했다. 후보자는 장갑을 끼고 상인을 비롯한 유권자들과 인사하고, 유세차량은 노래를 들릴 듯 말 듯 켜고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고 설명했다.캠프 관계자는 “대면접촉이 안 되고, 2m는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시민들도 확고한 것 같다”며 “율동팀, 선거방송 녹음 등 준비는 다 됐는데 예년처럼 하면 손가락질 받을까 봐 조용히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으며, 문자 메시지로도 어르신들과 소통한다”고 했다.

민주당·민생당 박빙 구도로 꼽히는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구는 그런대로 시끌벅적한 편이다.민생당 황주홍 후보 측은 보성장 등 선거구 장터, 역전을 중심으로 유세차량을 동원해 음악을 틀고, 후보자는 차량에 올라 직접 연설을 했다. 황 후보 측은 “아무래도 음악과 율동을 해야 이목이 쏠리니깐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성장에선 200~300명은 유세를 지켜본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 김승남 후보 역시 장흥읍 등에서 이날 운동원 30여명을 대동하고 출정식을 열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