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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나침반
2020년 01월 31일(금) 00:00
[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명절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하고도 고향을 향하여 대이동을 한다. 올 설 명절 연휴 역시 ‘우한 폐렴’의 위험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부모 형제를 만나러 고향을 찾는 이동은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고향 집에 모이면 먹고사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취업, 결혼, 육아, 건강, 정치, 영화, 문학, 인공 지능, 음악 등 다양한 주제로 음식을 먹으며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운다. 자녀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세배를 하면 어른들은 덕담과 용돈을 두둑이 주신다.

그리고 명절 연휴가 끝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명절을 맞아 온 국민이 어떠한 불편함과 고생을 감수하고도 고향과 가족의 품으로 이동하듯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이 에너지의 근원은 사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사랑이다’는 말에 동의한다. 인간은 사랑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뜻이며 궁극적인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성경 요한복음 15장 9절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했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는 말씀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므로 우리 인간은 그 사랑을 지향하며 그 사랑 안에서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땅에 사랑으로 오신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셨다. 사랑하면 보이게 되고 사랑하면 생각하게 되고 사랑하면 움직이게 된다. 성경은 올바른 사랑을 향하도록 방향을 나침반처럼 제시하여 지향하도록 교훈한다.

그러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감정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죄악으로 인해 사랑의 나침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잘못된 방향을 알려 준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의 보도를 인용해 보면, 1914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국 하원은 또 다른 선박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었다. 그해 1월, 안개가 짙게 낀 버지니아 연안에서 증기선 먼로호가 상선 낸터킷호와 충돌해 침몰했던 사건을 다룬다. 선원 41명이 차가운 대서양 바닷물 속에서 목숨을 잃고 낸터킷호 선장이 소환되고, 재판 과정에서 먼로호 선장은 표준 자기 나침반과 2도나 차이가 나는 항해 나침반을 가지고 배를 조타한 사실이 드러났다. 능숙한 선장이 이런 나침반을 사용하는 것은 관행이었고, 먼로호 선장으로 있던 1년 동안 항해 나침반을 한 번도 조정하지 않았다. 결함이 있었던 나침반은 결국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나중에 만난 두 선장은 상대방의 손을 꼭 쥐고 서로 어깨에 기대어 흐느꼈다. 이 무뚝뚝한 뱃사람들의 흐느낌은 잘못된 방향 설정이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나침반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북쪽을 가리키기에 지도를 놓고 나침반의 방향을 지도의 위도와 경도에 맞추어 배를 운행하기만 하면 목적지까지 무사히 항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나침반만 의지해서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바다 속에는 해류가 있고, 바람이 불면 풍랑이 일어 배가 밀려가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고, 더더구나 실수하여 암초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배가 부딪혀 좌초할 수도 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항해하여 먼로호와 낸터킷호처럼 충돌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항해사는 나침반과 지도, 주변의 지형지물, 하늘에 떠 있는 별 등을 종합하여 정확히 판단하려 최선을 다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의 욕망은 올바른 사랑의 나침반의 작동을 마비시키고 자동 이탈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자동 이탈된 본능을 조정하지 않는다면 상상할 수 없는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우리는 마음이 바른 사랑을 가리킬 수 있도록 그것을 정기적으로 재조정하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