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세상 끝 동물원 어피니티 코나 지음, 유현경 옮김
2020년 01월 30일(목) 20:50
아우슈비츠 소재의 작품은 긴장과 스릴을 준다. 인류사의 아픈 역사로 새겨진 아우슈비츠는 다양한 작품에서 새롭게 변주돼 왔다.

폴란드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한 어피니티 코나가 장편 ‘세상 끝 동물원’을 펴냈다. 출간 즉시 전 세계 24개국에 판권이 팔리고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와 ‘엘르’ 등에 올해 최고의 책, ‘반스 & 노블’에 올해의 발견에 선정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설은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아우슈비츠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한다. 1944년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열두 살 쌍둥이 펄과 스타샤는 ‘동물원’이라는 막사에 보내진다. ‘의사 삼촌’으로 불리는 멩겔레는 사탕을 나눠주며 다정하게 대한다. 그에게 선발되면 가스실에서 죽음을 면할 뿐 아니라 수용소 내에서도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소문이 돈다.

그러나 멩겔레의 눈에 아이들은 단순히 생체실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고문과 학대가 빈번한 그곳에서 쌍둥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해나간다. 스타샤는 첫날부터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며 대담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펄은 신중하게 수용소의 위계관계를 파악하며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을 기억하려 한다.

소설 전편에는 참혹한 시대의 악을 끝내 증언하고야 말겠다는 작가의 강렬한 목소리가 흐른다. 또한 잔혹한 순간에 피어나는 희망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무엇보다 잊기 힘든 것은 아우슈비츠라는 지옥을 그리면서도 많은 수감자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극도로 처참한 고통에 마주해서도 희망과 친절한 마음을 지키는 의지를 포착한 필력”이라고 평한다. <문학동네·1만5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