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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상편과 비문증
2020년 01월 16일(목) 00:00
[조형진 보라안과병원 원장]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1월. 웬일인지 올해는 몸을 움츠리게 하는 추위도 많지 않고, 눈 내리는 겨울 풍경도 보기가 어렵다. 대신 봄철에나 우리를 괴롭혔던 황사는 미세먼지라는 더 큰 문제가 되어 1년 내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미세먼지에 건조한 공기까지 더해져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예민해진다. 오늘도 병원에는 많은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방문한다. 노령층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익상편과 비문증, 이 두 질환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검은자에 하얗게 뭔가 생겼어요” “흰자가 자라서 검은자 위로 올라갔어요” “예전에 백내장 수술을 했는데 다시 자라났어요” “눈에 백태가 생겼어요”

이것은 진료실에서 오가는 ‘익상편’과 관련한 이야기다. ‘군날개’라고도 불리는 익상편을 가끔 백태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어 백내장과 혼돈하는 경우도 있고, 백내장 수술을 무언가 하얗게 덮인 것을 제거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분도 많아 익상편을 백내장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백내장은 눈 속에 존재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되어 시력 저하가 생기는 질환으로 아주 심해지기 전에는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는다.

반면 익상편은 각막(검은자) 위에 섬유 혈관성 결막(흰자)이 과성장한 것으로 육안으로 바로 관찰이 된다. 흰자가 자라나와 검은자 위로 올라가 눈에 하얀 막이 낀 듯이 보여 백태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보통은 혈관 조직이 많아 눈이 항상 충혈된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미관상 좋지 않다.

익상편이 생기는 원인은 자외선 노출, 노화 과정, 먼지나 바람에 의한 이물질에의 노출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고, 바깥쪽 보다 안쪽(코쪽)에 많이 생긴다. 심하지 않은 경우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미용상의 문제만 일으키지만 결막 조직이 많이 자라나 동공을 가리게 되면 심한 시력 저하가 생기고, 조직이 각막을 잡아당겨 심한 난시를 만들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모든 경우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후에도 재발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는 익상편의 혈관 확장에 의한 충혈에 대해 안약을 사용해 치료해 볼 수 있다.

“눈 속에 벌레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눈에 아지랑이가 보여요”

이것은 ‘비문증’과 관련해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눈앞에 벌레가 왔다 갔다 한다거나, 눈에 머리카락 같은 게 떠다니는데 시선을 옮기면 따라 다닌다고 하는 비문증(飛蚊症·날파리증)은 우리 눈 속 유리체 변성으로 나타난다. 유리체는 눈의 안쪽 공간을 채우는 젤리 같은 조직이다. 98~99%의 물과 1~2%의 콜라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유리체가 투명해야 선명한 시력 확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젤리 같은 유리체가 점점 액화되고 여러 가지 안과 질환에 의해 유리체 내에 혼탁이 생기면서 아지랑이, 날파리 같은 것이 보이는 비문증이 생기는 것이다. 유리체 변성은 일종의 노화 현상이지만 고도 근시의 경우는 젊은 나이에도 생길 수 있다.

노화 현상의 하나인 비문증은 특별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므로 특별한 치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보이는 부유물을 계속 찾게 되면 더욱 신경이 쓰이고 심해지므로 어느 정도 무시하고 신경을 덜 쓸 것을 권유 드린다.

하지만 비문증의 원인이 단순 노화가 아닌 망막에 구멍이 나는 망막 열공이나 망막이 떨어져 나오는 망막 박리로 인해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갑자기 보이는 날파리가 많아지거나 크기가 커진다거나 눈에 번쩍이는 번갯불이 보이거나 커튼을 친 것처럼 한쪽이 어두워지면 병원에 꼭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