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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와 행복한 생활
2020년 01월 10일(금) 00:00
김 원 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벨기에 작가 마테를링크의 동화극인 ‘파랑새’는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인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의 이야기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꾼 꿈을 극으로 엮은 이 작품은 ‘인간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는 마법사 할머니로부터 병든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개·고양이·빛·물·빵·설탕 등의 님프(精)를 데리고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추억의 나라’에서는 죽은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고, ‘밤의 궁전’ 에서는 재화의 실상을 알고 ‘숲’에서는 공포를 알게 된다. ‘행복의 궁전’에서는 물질적 행복의 허무함을 보게 되고 참다운 행복은 ‘건강과 정의’, ‘어머니의 사랑’ 등임을 깨닫는다. 이후 파랑새는 마음속에 살고 있음을 계시받고는 ‘미래의 나라’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만나고 마침내 꿈에서 깨어난다. 그리고 나서 보니 처마 끝에 자신들이 기르고 있는 비둘기가 파랗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이 극은 끝난다.

서양에는 ‘하루쯤 행복하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쯤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 달쯤 행복하려면 새 집을 짓고, 평생을 행복하려면 진실하라’는 속담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돈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권리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얼굴과 몸을 가꾸며 ‘아름다움’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행복을 찾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은 행복한 삶이라기보다 좀 더 나은 무엇인가를 계속 가지고 싶고, 하고 싶은 욕망과 욕심만 키워 놓고 그곳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과 편승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벌어지게 할 뿐이다. 우리 사회가 혼란과 혼돈 속에 신계급주의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누구에게나 어려움과 경계, 불행은 있기 마련이다. 원불교 대산종사님께서는 “최대의 행복은 최대의 불행을 넘어서야 오나니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부처님이 인욕선인(忍辱仙人)이었을 때 가리왕(迦利王)에게 팔다리가 찢기는 고통을 당하며 넘기신 그런 공덕이 없었다면 어찌 부처가 될 수 있었겠는가? 장차 우리도 그런 경계가 수없이 있으리니 단단히 각오하고 넘기지 않으면, 진리가 자격이 없다 하여 있는 것마저 남김없이 빼앗고 마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바다는 절대 비에 젖지 않는다. 또한 넘어지는 사람은 태산에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넘어지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한다면 아니 그렇게 살아간다면, 이 세계는 행복한 세계가 되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있을까? 파랑새에 나오는 얘기처럼 모든 것이 동화에 불과한 얘기일까? 아니다. 파랑새는 바로 자기 마음의 힘인 것이다. 나의 힘으로 할 수 있고 또한 나의 힘으로 해나가고 있다면 분명 당신은 돈이 없고, 권리가 없고, 넉넉한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만 자신의 힘으로만 자신 혼자 살아간다면 행복은 될지언정 행복한 생활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 행복한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가 사람도 없고 금수(禽獸)도 없고 초목(草木)도 없는 곳에서 나 혼자라도 살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면 누구나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만일 주위 인연의 도움이 없이, 공급이 없이는 살 수 없다면 누군가의 조력은 큰 은혜와 다름이 없다. 이 세상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네 가지 생활 강령이 있고, 사람들은 그 강령 하에서 직업적인 활동을 하며, 각자의 소득으로 천만 물질을 서로 교환하며 살아가게 돼 있다. 오직 ‘자리이타(自利利他)’로 서로 도움이 되고 은혜를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 나 혼자서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나의 힘으로 남들까지 살려주며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행복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이 많을 때 행복과 더불어 행복한 생활이 지속된다.

손이 두개인 이유를 아는가? 하나로는 나를 위해서 내 힘으로 살고, 다른 하나로는 남에게 베풀면서 살라는 뜻이다.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나와 더불어 이웃과 함께 맑고 밝고 훈훈한 한해가 되며 나아가 복혜(福慧·복덕과 지혜)가 충만한 날들이 되기를 마음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