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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면세점이 전부가 아니다
2019년 11월 19일(화) 04:50
광주시가 시내 면세점 유치에 나섰지만 지원 기업이 없어 결국 무산됐다. 수년간 공을 들인 광주로서는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해야 할 처지여서 아쉬운 결과다. 이러한 결과는 광주뿐만이 아니었다. 이번에 서울·인천·광주 등 세 곳에서 다섯 개 시내 면세점 입점 신청 접수를 받았지만 현대백화점 면세점 단 한 곳만 서울에 신청했을 뿐이다.

문제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이다. 한때 시내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며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2016년 864만 명이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드 사태 이후 2017년 400만 명으로 줄었고 지난해는 464만 명에 그쳤다. 급감한 단체 관광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시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줄어들고 수익성은 악화 일로에 있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13개로 2015년 여섯 개였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고, 경쟁이 심화되며 더 이상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전반적인 면세점 업계의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심지어 현재 운영중인 업체도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마당에 신규 사업자 유입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광주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떨어진 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다 보니 더욱 관심 밖이었다. 수익성이 낮은 곳에 기업이 투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번 광주의 면세점 유치 무산이 아쉽기는 하지만 관광 전략을 새롭게 점검하고 재편할 좋은 기회이다. 면세점 유치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면세점을 통한 관광객 유치, 나아가 광주의 관광 산업 육성이 궁극적인 목표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면세점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시내 면세점 유치가 광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유효한 전략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면세점은 전통적으로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는 수단이다. 여행사가 여행객에게 면세점 쇼핑을 유도하고, 면세점은 그 구매 액수에 비례해 일종의 리베이트인 송객 수수료를 여행사에 지급하는 구조이다. 수수료는 여행사가 관광객을 유치할 인센티브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외국인 관광객의 80%는 개별 여행객일 정도로 최근 관광 시장은 단체 관광에서 개별 여행객(FIT)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면세점을 통한 관광객 유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거 전략이며, 부분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면세점이 없어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한다는 말은 결국 단체 관광객에 국한된 것이다. 시장은 늘 변화하고 우리는 그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여 관광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지난해 광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만 명,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은 5만 명 남짓이다. 면세점이 입점하려면 중국 관광객이 최소 연간 200만 명 필요하다는 업계 주장을 감안하면, 광주는 당분간 관광객 수 즉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 대상은 단체 관광객이 아니라 개별 여행시 장이다. 역발상이 필요하다.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에서 벗어나야 돌파구를 열수 있다는 말이다. 20~30대 젊은 개별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와 여행하기 편리한 인프라를 갖춰 이들을 유치하는데 마케팅을 집중해야 한다. 개별 여행객이 먼저 길을 열고, 입소문이 나면 단체 관광객이 뒤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광주는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호텔이나 인프라, 관광 상품이 여전히 부족한 후발 주자지만, 다행히 젊은 개별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와 인프라는 이미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수많은 예술가와 문화 예술 공간, 프린지페스티벌과 세계청년축제 등 매력적인 축제와 공연, 매력적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최근 문화 도시에 걸맞게 ‘예술 여행 도시, 광주’를 새로운 관광 브랜드로 내세워 젊은 개별 여행객 시장, 공정 여행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도 좋은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