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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광주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 형사 조정 제도 확대를 통한 사회 공동체의 회복
2019년 11월 01일(금) 04:50
요즈음 뉴스에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이 보도되고 있다. 수사 중이기는 하지만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부정 비리가 근 두 달여 동안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빚어진 촛불 시위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고, 새 정부에서는 과거 적폐 청산이라는 명제 아래 전직 대통령이 둘씩이나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가장 신뢰받고 엄정해야 할 사법부까지도 사법 농단이니 재판 야합이니 하여 대법관들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고, 전직 대법원장도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막힌 모습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민주 법치 제도 하에서 모든 시시비비는 최종적으로 삼심제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가장 상급심인 대법원의 판결도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판결에서 이기는 쪽은 몰라도, 적어도 지는 쪽이나 불리한 판결을 받은 쪽은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불복하는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다.

과거 일부 정치인들이 대법원 판결에도 승복하지 않고 정치적인 잘못된 판결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역사적인 사건들이 각종 재심을 통해 뒤집어 져서 국가가 배상하는 일들이 다수 생겨나고 있다. 법치 국가에서 법원의 판결에 대한 불신이야말로 사회 존립의 최대 위기라 할 것이다. 근래에 수사와 기소에 대해 국민들이 분열되어 검찰과 법원 주변, 또는 거리에서 대규모의 시위로 세를 과시하면서 압박을 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 법치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을 법의 잣대로만 냉혹하게 재단하는 것보다는, 평범하고 다양한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양심과 관습, 인간적인 정서에 바탕을 두고,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한 상생의 장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제도도 많이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비록 죄를 지었다 해도 민주주의 기본인 인간 존중과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가치를 존숭한다면, 처벌보다는 계도와 예방 등 본래의 취지에 맞도록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청소년 선도 조건부 기소 유예나 형사 사건 조정 등이 대표적인 일이다. 검찰에 송치 된 사건 중에서 검사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의견을 들어 서로 조정을 원할 때 형사 조정 의뢰를 할 수 있다.

형사 조정 제도는 당사자간의 원만한 합의에 의한 피해자의 구제와 기소 여부 결정이나 양형 감경 등으로 이웃간의 극한적인 대립보다는 화해를 통한 정서적 공감대 형성을 도모함으로써, 건전한 사회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시행되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로 형사 조정을 통해 많은 사건들이 강한 형사적 처벌보다는 원만한 조정과 합의를 통해 공동체적 인간관계를 회복하는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권력층에 있거나 법을 잘 아는 사회 지도층들이 오히려 범법을 밥 먹듯이 하고도 전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내 배 째라’는 식의 극한적인 다툼을 하는 것과 달리, 오히려 더 힘든 삶을 살아가는 서민들이 아픔을 인내로 치유하면서 상호간에 관용과 양보 속에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아름다운 자세를 보이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으면서 이런 제도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