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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추
2019년 10월 25일(금) 04:50
우리 국민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는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이다. 배추는 애초 지중해 채소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추와 관련된 중국 문헌의 기록들은 기원전 주·한·진나라 시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나라 시대 ‘남방초목상’의 기록이 최초이고, ‘제민요술’에는 배추 심는 법이 적혀 있다. 이 기록들에 따르면 7세기 중국 북부 지방의 ‘순무’와 중국 남부의 ‘숭’이 자연 교잡돼 나타난 것이 중국 배추라는 것이다. 이후 16세기 반결구 배추, 18세기 결구 배추가 등장했다. 결구성을 지닌 배추의 시조는 중국으로 알려져 있다. 결구(結球)는 채소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배추에 대한 기록은 고려 고종 때 발간된 ‘향약구급방’이 최초이다. 원시형 배추를 뜻하는 ‘숭’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훈몽자회’를 비롯해 조선시대 여러 문헌에 배추가 소개돼 있다.

배추는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시스틴 등이 풍부한 영양 식품이다. 녹색 잎 부위에 비타민A·C가 풍부해 100g만 먹어도 하루 권장 비타민C를 채울 수 있다. 배추의 구수한 맛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틴에서 나오는데 항산화 및 해독 작용을 하고 숙취 해소를 도와준다. 무엇보다 배추는 항암물질인 글루코시놀레이트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영양이 풍부한 배추는 중국과 한국에서는 재물 운이나 좋은 소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결혼하는 자식들이 부유하고 장수하라는 의미로 옥으로 만든 ‘옥배추’를 혼수 예물로 주는 풍습이 있을 정도이다. 심지어 대만 국보 1호는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옥배추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층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옥배추 브로치를 착용하는가 하면 배추 꿈은 예로부터 태몽으로 여겨졌다.

올 가을 세 차례의 태풍으로 해남 지역 배추의 절반가량이 썩었다고 한다.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 대신 배추밭 전체를 갈아엎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농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보상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배려가 절실하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