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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정 위탁은 가정 회복
2019년 10월 22일(화) 04:50
정 준 영 광주새생명교회 목사
14년 전에 위탁 부모 제도에 대해 지인을 통해 듣고, 그분들은 특별한 재능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일은 천사와 같은 누군가의 일이라고. 그런데 지금은 우리 부부가 위탁 부모가 되어 위탁 아동과 잘 지내고 있다. 처음 가정 위탁에 대해 전해 듣고 ‘우리가 아이 한 명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의미 있는 일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위탁 부모를 시작하게 되었다. 한 아이의 소중함을 알고 돌보며, 아이의 미래 행복을 가꾸어 갈 수 있도록 여러 해 힘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나 자신도 놀란다. 나와 뜻을 함께 해 주는 아내에게도 마음 깊은 곳에서 고마운 생각이 든다.

위탁 부모를 하면서 그동안 두 아이가 우리 집을 거쳐갔다. 한 아이는 당시 세 살이었는데 1년 반 남짓 같이 지내다가 아이의 아빠가 재혼을 하면서 새엄마가 아이를 키우고 싶어해서 돌려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와의 작별이 쉽지만은 않았고 아내의 후유증은 상상 외로 컸었다. 얼마나 많은 정을 주며 키웠는지, 그 아이를 떠올릴 때 마다 눈물을 흘리곤 했었다. 그런 아내를 보면서 내 심정도 아프고 눈가에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그때는 가정 위탁 제도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가정 위탁은 부모의 사망이나 질병으로 아이를 돌볼 수 없거나 아동 학대나 이혼 등으로 가정이 해체된 뒤 친인척들이 아동을 양육할 수 없을 때, 가정위탁센터를 통해 일정 기간 아동을 잘 돌봐 줄 수 있는 가정을 선별해 아동을 보호하고 양육해서 다시 친가로 보내는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데 그때는 제도의 정확한 목적을 잘 모르고 있어 아이를 친가정에 보낸 뒤 아픔을 겪기도 했었다. 우리에게로 온 두 번째 아이도 1년 남짓 양육했는데, 감사하게도 친가정이 회복되어 집으로 보내졌다.

지금 돌보고 있는 세 번째 아동은 함께 지낸 지 12년째에 접어들고 있는데,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오랫동안 같이 지내면서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와 위탁 부모’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귀하고 좋은 아동 복지 제도가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친부모와 함께 지내는 아이들 중에도 문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은데, 착하게 잘 성장해 주고, 미래를 내다보며 아름답게 자라주는 위탁 아동을 보면, 대견스럽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런 좋은 모습만은 아니었다. 처음에 위탁 아이가 우리 집에 왔던 그때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 어떻게 저런 아이가 있을 수 있지?”라고 걱정도 되었는데, 지금은 주위 사람들도 바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는 눈빛이고, 모두 아름답게 봐주시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수 없네’라는 고백이 저절로 나온다.

주위에서 우리가 좋은 사람으로, 남을 윤택하게 하는 선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지는 것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부여받은 ‘위탁 부모’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정 위탁은 아동은 물론 위탁한 친부모, 그리고 위탁 부모인 우리들도 큰 수혜자이며, 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자랑스럽고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이고, ‘사는 기쁨, 웃는 기쁨,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쁨’이 따라 오는 것 같다.

우리 부부에게 나눌 만한 작은 마음이 있어서 감사하다. 가정 위탁을 만나서 보람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더욱 감사하다. 우리의 미래인 소중한 아이를 돌보며 앞으로 ‘어린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