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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도 없이 일단 짓고 보자’ 안 된다
2019년 10월 16일(수) 04:50
광주시 남구가 3년간의 준비 끝에 오늘 개관하는 ‘오방 최흥종 기념관’이 콘텐츠 부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기념관에 전시할 유물이 적어 공간 조성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오방 최흥종(1880~1966) 선생은 평생을 빈민 구제, 독립운동, 선교 활동, 교육 운동에 헌신해 온 인물이다. 남구는 이러한 오방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업비 18억 원을 투입, 지난 2016년 7월부터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기념관은 옛 양림동 테니스장 부지에 지어졌으며, 옥상에 조성되는 정원은 인근 양림미술관과 유진벨 선교사 기념관 등으로 연결된다.

문제는 기념관 개관에 맞춰 선보이는 유물이 생전에 오방 선생이 사용했던 러시아·라틴어·영어·한글 성경 4권과 대한민국 건국훈장 애족장·훈장, 백범 김구 선생이 선물한 ‘노자 도덕경’ 족자 1점 등 고작 6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외에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 66점도 대부분 오방 선생이 소지했던 책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오는 31일까지 ‘무등, 시대의 스승을 품다:오방·석아·의재’ 전시를 열고 있는 의재미술관의 경우 오방 선생이 회장으로 있던 애국단체 ‘계유구락부’ 회원 사진과, 광주 최초 사회장(社會葬)으로 치러졌던 오방 선생의 장례식 사진 등 희귀 자료들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있다. 또한 광주기독병원 제중역사관과 YMCA역사관 등은 오방 선생이 사용했던 의료기기와 활동 모습 사진 등을 소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흩어져 있는 오방 선생 관련 유물을 임대 형식으로라도 옮겨 와 한 곳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앞으로 구체적 콘텐츠 없이 짓고 보자는 식의 기념관은 관람객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고 오히려 이미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치단체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