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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봉 동신대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척추관 협착증
2019년 08월 22일(목) 04:50
사람의 척추는 40대를 넘어서면 본격적으로 퇴화하기 시작한다. 굽혔다 폈다를 거듭하는 가운데 허리는 점차 약해져 미세하게 흔들린다. 흔들리는 허리를 고정시키기 위해 몸은 보정 작용을 하는데, 척추 뼈가 덧자라고 인대가 두꺼워지는 것이 그 예다. 이러한 과정 중에 신경 통로인 척추관 안쪽으로 불규칙하게 덧자란 뼈와 인대가 신경을 누르고 압박하게 되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인 척추관 협착증이다.

평소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있고 구부정한 자세로 걷는다면 척추관 협착증을 떠올리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보통 허리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탓에 자가 진단을 통해 허리 디스크로 착각을 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미 증세가 심각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간단한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전형적인 환자의 유형은 주로 50세 이상에서 수년 동안 요통을 앓았고 하지로 둔한 방산통이 나타나며 마비감, 작열감, 냉감을 느끼기도 한다. 오래 걸으면 통증으로 못 걷지만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동통이 경감된다. 진행되면 방광, 직장으로 향하는 신경을 압박해 대소변 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주로 허리 3~4번 신경과 허리 4~5번 신경에서 흔하다.

특이 증상으로는 애매한 요통이 있고 아침에 경직되며 신경병증성 파행이 나타난다. 파행이란 하지의 통증이나 운동, 보행 등과 관련된 경련 및 이상 감각, 근력 약화 때문에 다리를 지탱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파행 간격은 다양하며 감각 손상은 심하지 않다. 파행이 있어도 간격이 일정하고 감각 손상이 심하면 혈관부전증(동맥폐색성 맥관염)을 의심해야 한다.

다른 특이 증상으로는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보다 뒤로 펼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펼 때에는 척추관이 더 좁아지고 신경 자극이 심해져서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또 허벅지나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뒤따르고 활동할수록 증세가 더욱 심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한 신경학적 검사와 문진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의심된다면 방사선학적 검사로 확진해야 한다. 단순 방사선 검사로 척추 전방전위증(척추의 몸체가 아래 부분보다 앞으로 밀려나가 있는 것) 및 퇴행성 여부는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나 척추관의 좁아진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척추 전산화 단층 촬영, 척추 자기공명영상, 척수 조영술 등을 해야 한다. 단순 방사선 검사 및 척추 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추간판(디스크)의 변성과 척추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게 되는데, 특히 척추 전산화 단층 촬영으로 척추관 옆에 위치하는 외측 함요의 협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척수 조영술 상에는 척수 경막강이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좁아지거나 양측성으로 좁아져 모래시계 형태를 보이거나 조영제가 완전히 막힌 소견을 볼 수 있으며,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압박된 부분이 더욱 잘 나타난다. 경추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단순 경추 방사선 검사 상 전후 간격이 12㎜ 이하인 경우에 의심을 하게 되고, 전산화 단층 척수 조영술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비교적 통증이 심하지 않은 질환 초기나 다리 쪽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면 주사나 약물, 침치료, 운동 요법, 생활 요법 등 비수술 요법도 가능하다.

한의학에서는 보존적 치료 방법이 비교적 다양하다. 침, 뜸, 부항, 사혈, 약침 등을 통해 통증을 개선하고 근육을 강화시켜 척추 협착증의 근본 원인인 척추 불안정성을 치료하며 추나 요법, 슬링 요법 및 감압 요법을 통해 허리에 부하되는 부담을 줄여준다.

척추관 협착증은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예방이 어렵다. 하지만 평소 허리보다는 무릎을 이용해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는 등 허리에 무리를 주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발생률을 낮출 수는 있다. 또 비만일수록 척추관 협착증에 노출될 위험이 높으므로 체중 관리와 음식 섭취 조절 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