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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경 가치보듬 대표] 유기 동물 대란, 대안은 없는 것일까
2019년 07월 30일(화) 04:50
“동물보호소죠? 우리 집에서 키우던 개가 있는데 못 키우겠으니 거기서 처리해 주나요?”

처리해 주느냐? 맡아 주는지도 아니고 처리를 문의하는 뻔뻔한 전화. 광주 동물보호소에서는 하루에도 이런 전화를 셀 수 없이 받아야 한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사는 지금, 시민 의식은 아직도 동물 복지 후진국을 면치 못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버려지고 집을 잃는 반려동물이 매년 10만 마리. 하루 평균 약 300마리가 버려진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육류 소비량 순위가 중국보다도 높은 세계 14위임에도 반려동물을 잔인하게 도축하고 개 식용이 묵인되는 우리나라에서 동물 복지를 논하는 것 자체가 언밸런스하다.

오늘의 논점을 개 식용으로 끌고 갈 생각은 없지만, 유기 동물 발생의 근본 원인 중 개 식용을 뺄 수는 없다. 잡아먹어도 될 만큼 개가 여기저기 넘쳐나는 하찮은 동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명 ‘개 농장’ 즉 생산·유통·판매업자들이 매년 10만 마리의 유기 동물 양산에 큰 몫을 차지한다. 수요 공급의 경제 논리로 반려동물을 사고 파는 게 잘못된 상거래는 아니지만 돈만 주면 누구나 먹지도 싸지도 짖지도 않는 인형 같은 강아지를 구입할 수 있고, 키우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버리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목줄에 인식표 하나 달아 주지 않고 대문을 열어 놓거나 목줄도 없이 산책을 다니다 개를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배변을 치우지 않는 몰염치와 최근 이슈인 ‘개 물림’사고 또한 견주들의 의식 부족이다.

반려동물을 키울 소양과 여건이 결여된 사람들이 아무런 필터링 없이 누구나 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지금의 실태. 동물 복지 문화가 채 정착하기도 전에 반려동물 산업의 급성장에서 비롯된 사회적 부조화. 소위 ‘문화 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자들의 무분별한 상업적 번식과 판매 그리고 그들을 부추기는 대중 매체, 쉽게 키우다 버리는 사람들이 지금의 유기 동물 대란의 주범이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없을까. 아주 간단하다. ‘법’(法)이 바로 그 해결점이다. 독일은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브리더만이 모견 1마리당 평생 3회에 한해 번식을 허락한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전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 나라들도 꽤 많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물 보호 문화 정착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강력한 동물 보호법 제정과 적용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유기 동물 문제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는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딴청을 피울 생각인가. 정부가 동물 보호 운동을 생명 존중의 미덕으로 여기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이제는 동물들의 문제를 국민 40%의 반려동물 인구 즉, 민생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될 때이다.

정부와 국회, 지자체는 반려동물을 누구나 판매하고 구매하고 버리고 학대하지 않도록 강력하고 현실적인 법 제도화에 힘써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

광주시는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과’ 단위는 언감생심 ‘계’ 단위의 동물 전담 부서 하나가 없다. 시행된 지 이미 5년이 넘어가는 ‘동물 등록제’의 광주 등록률은 지난해 기준 10%대인 것을 보면 광주시가 동물 문제를 얼마나 가벼이 여기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광주 150만 인구 중에 무려 40만 명이 17만 가구에서 25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계’ 단위의 작은 부서도 없으니 저조한 등록률은 당연한 결과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인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심각한 유기 동물 문제를 종식시킬 유일한 방법임을 자각하기 바란다.

이번 여름 휴가철에는 또 얼마나 많은 반려동물들이 길에 버려질지 걱정이다. 인간들의 이기로 인해 이 땅에 버려져 죽어 가는 생명들이 없는 날이 오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