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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아팠으면 너를 잡았을 건데” 총탄에 아들 잃은 어머니의 恨
2019년 05월 18일(토) 16:03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 고 안종필씨의 묘역에서 어머니 이정님씨를 위로하고 있다./광주전남사진기자단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소개된 고교생 시민군 고(故) 안종필(16·당시 고교 1년)군의 어머니 이정님씨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8일 5·18 제39주년 기념식에서 안종필군의 사연을 모티브로 제작된 식전 공연과 기념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기념식을 찾은 이정님씨는 예술로 승화된 아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지켜봤다.

안군은 5·18 당시 “심부름이라도 하겠다”며 시내에 나가 시민군 차량에 올라탔다. 이를 지켜본 이씨는 아들을 집으로 데리고 왔지만 혹시나 또 시위에 참여할까봐 걱정을 하다 몸져누웠다.

이씨가 병이 난 다음 날인 1980년 5월 25일 새벽 안군은 또다시 거리로 나갔다. 모자(母子)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남편을 여의고 홀로 1남 2녀를 키웠던 이씨는 세상을 떠난 막내아들을 향해 “몸이 아파 배고프다는 아들에게 밥도 차려주지 못했다. 내가 안 아팠으면 너를 (못 가게) 잡았을 건데”라며 매일같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안종필군의 조카인 안혜진씨도 이날 기념공연 무대에 올라 안종필군의 큰형이자 본인의 아버지가 집안의 가장으로써 동생을 잃은 슬픔을 속으로만 삭여야 했던 지난 세월을 이야기했다 .

혜진씨는 “큰형이었던 아버지는 20대 어린 나이에 아프신 할머니를 대신해 모질고 힘든 상황을 모두 감수해야 했다”며 “막내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아파 시신조차 보여드리지 못했다. 엄청난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 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혜진씨는 “요즘 할머니는 삼촌의 기억을 잃어가지만 아픔이 남아서인지 눈물이 많아지셨다”면서 “삼촌을 기억하고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분들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청년이었던 우리 아버지의 고통과 슬픔을 간직한 할머니를 위로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참아가며 힘겹게 낭독을 마쳤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5·18 당시 사망한 학생 희생자는 16개 학교, 18명으로 추정된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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