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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와 단임의 역설
2018년 05월 23일(수) 00:00
[강대석 시인·행정학박사]
6·13지방선거가 이제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선거 분위기가 예전처럼 뜨겁지 않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 지지도와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국민적 관심이 온통 남북문제에 쏠린 가운데 특히 호남의 경우 광역단체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처럼 경선이 끝남과 동시에 관심이 식은 분위기며,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분위기는 엇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 지역 발전을 좌우하는 인물을 뽑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를 앞두고 과연 어떤 인물을 선택할 것인가 한번쯤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올해로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지 23년이 되었다. 현행법상 민선 단체장은 3선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햇수로 12년이다. 과연 단체장의 바람직한 재임 기간은 얼마 정도가 적당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3선 연임이 바람직할 수도 있고 2선 연임이나 단임이 좋을 수도 있다.

실례를 하나 들어보겠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기 이전만 해도 광주시민들이 시외로 점심을 먹으러 나갈 땐 주로 장성 지역으로 많이 갔었다. 비교적 접근성이 좋을뿐더러 장성댐 부근의 민물 매운탕이나 장성읍내의 용봉탕 등 장성 지역의 먹거리가 그런대로 괜찮았다. 필자가 근무했던 금남로 시절 전남도청에서도 토요일 오전 근무가 끝나면 주로 장성 부근으로 나들이 갔던 기억이 많이 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담양이나 화순은 광주와 인접한 지역이지만 장성에 비해 먹거리나 접근성 면에서 조금 뒤처진 편이었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본격 시작되고 10여 년이 지나자 여건이 확 바뀌었다. 광주시민들의 시외 점심 장소가 어느새 장성에서 담양과 화순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민선 초기 김모 장성군수의 3선 연임에 있었다. 그분은 재임 중 깨끗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클린 장성’을 주창하며 식당이나 모텔 등의 허가까지도 엄격히 처리했다. 그 기간이 무려 11년간(민선 1기는 3년)이었다.

그러나 담양과 화순은 달랐다. 두 지역은 군수가 매번 바뀌었다. 단임으로 끝나기도 하고 중간에 그만두기도 했다. 그만큼 장기적인 시책이나 원칙이 없었다. 따라서 음식점이나 숙박업소의 허가와 규제도 느슨했다. 그러자 광주의 돈 있는 투자자들이 인·허가가 쉽고 규제가 덜한 담양과 화순으로 몰렸다. 당시에는 불안정한 군정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단임의 역설이랄까 임기가 짧고 원칙이 없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10여 년이 지나자 관광 지도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 것이었다.

장성의 김 군수도 3선 연임을 하며 장성아카데미 등 잘 한 일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분이 추진한 ‘클린 장성’ 시책만큼은 본래 취지와는 달리 관광 측면에서 볼 때 지역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었다. 지금 장성과 담양은 지가는 물론 소득이나 일자리 등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날 것이다.

단체장들이 장기 연임할 때 가장 우려되는 것이 오만과 독선이다. 곧 지역 내 자기 이상의 권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추진하는 시책은 모두 옳다는 식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의 장기 연임 문제에 대해서 혹 잠재된 부작용은 없는지 지역발전을 위해 다시 한 번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