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민 전남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 교정 치료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전체메뉴
[이경민 전남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 교정 치료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2018년 03월 22일(목) 00:00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돼간다. 설렘을 가득 안고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아이들 또는 떨리는 마음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 못지않게 엄마들의 설렘도 봄 냄새만큼이나 가득하다. 새 학기 첫날 우리 아이가 바르고 예쁘고 보였으면 하는 기대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즈음,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의 치아에 신경이 쓰인다. “앞니 사이에 틈이 있는데…” “아래 앞니가 삐뚤어져 보이네…” 처럼 우리 아이의 치아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과연 우리 아이의 치아가 문제없이 잘 나오고 있을까? 아직 유치가 남아있는데 영구치가 모두 나오고 나서 치과에 가야 되나?

대다수 부모님들이 “교정 치료는 언제 시작하면 좋을까?” 라고 궁금해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장 적절한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해서 먼저 치과의사에게 검진받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첫 번째 교정 검진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영구치는 대개 6세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7세 되면 어느 정도 위아래 치아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교정 치료를 위한 우리 아이 생애 첫 번째 교정 검진은 6∼7세 정도가 적당하다. 첫 번째 교정 검진 이후에 치과의사로부터 꾸준한 관찰과 관리를 받다 보면 가장 적절한 시기에 교정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또 앞으로의 성장기 동안 정상적인 턱 성장을 유도할 수 있어 균형 있는 얼굴 모양, 고른 치아배열 및 건강한 치아 교합을 이룰 수 있다.

물론 아이에게 교정적인 문제가 있는지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바르게 보이는 치아도 문제가 있는 부정 교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늦어도 7세에는 교정 검진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더불어 아직 나이가 어린 미취학 아동이라도 교정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젖니가 일찍 빠지거나 혹은 늦게까지 남아 있는 경우, 한쪽 영구치는 나왔는데 반대쪽은 1년 이상 나오지 않을 때, 씹거나 깨무는 것이 어려울 때이다. 또한 볼을 씹거나 입천장을 씹는 경우, 윗니와 아랫니가 맞닿지 않거나 너무 깊게 맞물리는 경우, 윗니와 아랫니가 반대로 맞물리는 경우, 심하게 비뚤어지거나 튀어나온 치아, 얼굴이 조화롭지 않은 형태를 보일 때 등도 병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한편 엄마들이 보기에는 당장 교정 치료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도 검진을 받아보면 치료보다는 관찰이 필요한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혼합치열기 즉, 유치가 탈락하고 영구치가 맹출(萌出)해 구강 내에 유치와 영구치가 같이 존재하는 이시기 때 나타나는 영구치 앞니의 변화이다.여기서 맹출은 뼈 안에서 이가 발육과 성장을 하던 도중에, 일정 시기가 되어 잇몸을 열고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윗턱의 경우, 유치 앞니가 탈락한 후 영구치 앞니는 원심 방향으로 맹출하기 때문에 혼합치열기 시기에 윗니 앞니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 게 정상이다. 이 공간은 추후 영구 송곳니가 돋아나면서 공간이 자연스럽게 메워진다. 정상적인 맹출시 일어나는 발육 과정의 한 부분으로 우리는 이 과정을 미운오리새끼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에 비유해 ‘Ugly duckling stage’ 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영구 송곳니가 나온 후에도 계속해서 앞니 사이의 공간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이므로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반대로, 아래턱의 경우, 유치 앞니가 탈락한 후 유치보다 크기가 더 큰 영구치 앞니가 맹출하면서 공간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치아가 삐뚤삐뚤해진다. 이 역시 영구치 앞니 4개가 차례로 맹출하면서 옆에 있는 유치를 후방으로 밀어줌으로써 부족했던 공간을 마련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삐뚤삐뚤했던 치열이 자연스럽게 가지런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치열이 삐뚤삐뚤하다고 유치를 섣불리 뽑는다면 오히려 맹출 공간 형성에 불리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교정 치료가 당장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치료보다는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혼합치열기 시기에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아이들에게 교정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의 치아에 교정적인 문제가 있다면, 교정 치료가 가장 성공하기 좋은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시기의 교정 검진, 즉 6∼7세에 이루어지는 생애 첫 번째 교정 검진은 성공적인 교정 치료를 위한 첫 걸음이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