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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주성필 전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인생 이모작에 대한 단상
2018년 02월 12일(월) 00:00
주성필 교수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구의 고령화 및 인구절벽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노인의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인력이 줄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을 들여다 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저출산에 따른 생산인구의 감소와 노인부양에 대한 국가의 경제적 부담 문제로 다소 치중돼 있는 듯해 아쉽다. 물론 경제적 부문이 정부의 대책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심 분야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노인 건강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깊은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의하면 50세를 기준으로 인생을 이모작으로 나눌 수 있으며 50세 이후 성인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대한민국의 생산성이 2020년에 22%에서 점차 향상되어 2050년엔 37%까지 증가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내용은 노년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건강상 이유 때문에 일할 수 없는 노인과 복지정책에서 소외된 노인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얘기일 수 있다.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전남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매년 2000여 명의 외상환자가 내원하고 있으며, 그중 27%에 육박하는 550여 명이 중증외상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0세 이상의 고령인구에서 중증외상의 빈도 및 사망률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외상 원인별로는 오토바이, 자전거, 경운기 및 미끄러짐이 많은데 이를 좀더 깊게 들여다 보면 경제적 소득을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생활해야 하는 홀로 사는 노인이 상당 수를 차지한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의 중증외상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대부분 아침이나 저녁에 귀가 중 발생하는 생활사고이다. 심지어 경제활동을 하는 90세 이상인 경우도 있다고 하니 불과 몇 년 전에는 극히 드문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노인 복지정책의 불확실성과 일할 수밖에 없는 노령인구의 경제적인 압박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현실인 것이다. 더구나 사회경제학적으로 인생이모작을 논하고 노인인구의 경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작 이를 뒷받침해 줘야하는 육체적인 건강은 뒷전에 밀리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