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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태 전남대 사학과 교수] 북핵 위기의 해법은 일괄타결론 뿐이다
2017년 09월 06일(수) 00:00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 진위와 상관없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종착역에 도달했다는 느낌이다. 북한의 수소탄 시험에 맞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 발언도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야당은 연일 문재인 정부에게 더 강한 대책을 요구한다. 또 이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송영무 국방장관은 미국의 전술핵을 남한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보다 직설적으로 피력했다. 일본도 이 기회에 핵개발 혹은 군비강화를 목표로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의 핵개발과 함께 한반도와 동북아가 핵 화약고로 변모해갈 조짐이 보다 농후해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핵무기는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갈 수 있는,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절대로 사용될 것 같지 않지만 1945년에 이미 한번 사용되었다. 소련의 체르노빌 및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핵무기도 우발적인 사고를 가상할 수 있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하는데 왜 북한은 보유해서는 안 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관념적 민족주의나 과도한 진영논리에서 나온 위험한 발언이다. 북한은 합리적 의사 결정구조가 결여된 나라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들 것이 명백하다.

그러나 선제타격 혹은 핵개발로 북한 핵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도 바른 해법은 아니다. 선제타격은 곧 전쟁을 전제로 한다. 북한 핵도 위험하지만 가상의 위협을 구실로 실제 전쟁을 유발해 수백만 국민을 죽이고 온 국토를 폐허화시키는 것이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겠는가? 남한의 핵무기 개발이나 미국 전술핵의 남한 재배치도 임시 방편책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본적 해법은 되지 못한다. 그냥 ‘강 대 강’으로 대치하며 위기를 영속화시킬 뿐이다. 핵이나 전쟁이 아닌 오로지 평화만이 근본적 해법이다.

북한이 핵개발에 몰두하게 된 원인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3대 세습과 폐쇄정책으로 인한 국가 경영의 실패이다. 둘째는 미국과 남한의 봉쇄정책, 그리고 중국·소련(러시아)과 남한의 수교에 따른 극도의 고립감이다. 셋째는 경제적 격차로 인해 남한과의 재래식 군비경쟁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게 된 점이다.

북핵위기의 해법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하게 만든 원인들을 제거해가는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당연히 해법의 일차적 단계는 북한 봉쇄작전을 해제하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승인하고, 과거 제1차, 2차 북핵위기 때 미국이 북한에 행한 약속들을 이행하며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물론 반대파들은 북한이 먼저 핵무기 개발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북한이 미국과 주변 국가들에 갖는 불신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런 접근법으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계란이 먼저나, 달걀이 먼저냐’라고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미국은 더 이상 남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고 당장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 남한 정부와 정치권은 미국 따라가기에 바쁘다. 그래서는 안 된다. 전쟁이 발생하면 그 직접적 피해자는 미국이 아닌 바로 우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되 우리가 능동적으로 북핵위기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북핵위기의 해법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제시했던 일괄타결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고, 미국은 북한과 수교하고, 남한은 경제적으로 북한과 적극 협력하여 공존공영하는 것이다. 북한의 지금까지의 핵개발 과정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지금 할 일은 그 엎질러진 물을 다시 즉각 주워 담으라고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물이 더 이상 엎질러지지 않게 하면서 차근차근 상황을 수습해가는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과거로부터 교훈을 찾기 위해서이다. 위기 때마다 좌우로 나뉘어 양극단을 주장하면서 분단을 고착시킨 것과 같은 잘못을 다시는 범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