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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조선대치과병원 소아치과 교수] 엄마 구강위생이 아이 치아 건강 좌우한다
2017년 02월 16일(목) 00:00
어린이들을 치료해 온 지 30년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어린이 환자를 치료하며, 어린이는 물론 어머니들과도 많은 접촉을 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들을 발견했다. 바로 어린이의 성격이나 행동양상이 어머니의 성격과 행동양상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이며, 입안의 청결상태 또한 너무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하나의 생각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구강위생에 대한 계몽도 중요하지만, 어머니도 포함해 같이 한다면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성은 신으로부터 2세를 낳고 키우는 생리적 본능을 더 많이 부여받아 어린이의 성격발달에 영향이 큰 수유, 배변훈련, 건강과 섭생, 그리고 교육 등을 주도하게 된다. 위대한 발달심리학자인 프로이트는 어린이의 성격은 5세 이전에 90%가 형성된다고 했으며, 성격형성에 수유와 배변을 주도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치과적으로 어린이 최초의 충치균도 어머니로부터 전해지므로 어머니의 구강 위생상태가 어린이 구강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어린이가 치아가 나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 경부터 엄마의 충치균이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어린이에게 전달되는데, 이때 엄마의 입안이 청결히 유지되고 있으면 충치균의 양도 적고 독성도 크지 않는 세균들이 전파될 것이고, 반면 엄마의 구강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세균의 양도 많고 독성이 큰 세균들이 전파될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가 2∼3세가 되면 치아건강 상태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즈음 소아치과 진료대에 누워 힘든 치료를 받으며 울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 이는 어머니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종종 어머니들이 “이 녀석이 도무지 이를 안 닦으니 선생님이 야단 좀 쳐 주세요”라고 하시는 분이 계신다. 이때마다 저는 적당히 얼버무리며 결코 어린이를 야단치지 않는다. 이는 어머니에게 좀 더 강력한 지도를 요구하는 메시지인 것이다.

어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이를 튼튼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은 없나요?”인데, 여기에 대한 개인적인 대답은 “음식은 없지만 약은 있습니다”라고 한다. 어린이에게 충치가 잘 생기고 안 생기는 음식을 선별적으로 먹일 게 아니라 모든 음식을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먹게 하는 것이 더 큰 의미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잇솔질이다.

요즈음은 충치를 약으로 치료한다. 눈으로 보이지 않은 초기 충치(백반)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대게 충치는 초기단계의 충치인 백반을 방치해 발생하게 된다.

근래에 당뇨병의 진단 기준이 공복혈당 측정치가 140mg/dl에서 120mg/dl로 내려갔으며, 고혈압의 진단 기준 역시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내려갔다. 이렇게 질환의 진단 기준치를 내림으로써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게 되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제 우리 치과의 충치 기준도 눈에 보이는 충치에서 눈에 안 보이는 충치인 백반 상태에서부터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많은 치아들이 초기 충치로부터 구제받게 돼 고생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충치의 초기상태인 백반은 증상도 없고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초기충치는 치과의사들이 여러 가지 기구나 방법을 사용해 세심히 관찰해야 보인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초기충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주로 치아에 바르는 형태이며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불소 바니쉬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클로르헥시딘, 트리칼슘포스페이트, 칼슘-카세인 포스페이트 등 여러 가지 제제가 있으며 최근에는 레진 침윤법 등의 첨단기술도 사용되고 있다.

엄마의 구강이 건강해야 아이의 구강도 건강하다. 소아치과 의사가 엄마의 건강을 새삼 강조한다는 것이 역설적일 수도 있지만, 엄마 건강과 생각이 세상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