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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지역의 미래 일자리
최 지 호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2016년 09월 05일(월) 00:00
일할 생각과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상태를 실업이라 한다. 실업은 누구라도 생각하기 싫은 고통이며, 이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다. 때문에 한 나라의 경제정책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실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자리는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새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미래 일자리는 미래 환경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에 선제적으로 적응하려는 노력에 의해 창출될 수 있다. 미래 환경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로 2016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핵심 주제로 다루어진 ‘4차 산업혁명’을 들 수 있다.

올해 다포스포럼에서 내놓은 ‘미래 고용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앞으로 어떤 직업이 생겨나고 사라질 것인가를 예측했다. 구체적인 직종별 미래 일자리의 증감 예상은 차치하고, 앞으로 5년간 전 세계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1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이 기간 중 500만 개의 일자리가 순수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새로 발생하는 실업은 단기적·마찰적 실업이 아닌 구조적·항구적 실업이라 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들이 발 빠르게 4차 산업혁명에 시대에 걸맞은 산업 재편과 그에 적합한 고용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면 만성적인 고용 불안으로 경제·사회·정치 등 전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글로벌 은행 UBS는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연성’이며 노동시장, 교육 시스템, 사회간접자본, 법률 제도 등의 분야에서 높은 유연성을 갖춘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의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4차 산업혁명 특성과 각 국가의 현재 상태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분야별 가중 평균 종합 순위에서 한국은 25위(노동시장 유연성 83위, 기술 수준 23위, 교육 적응력 19위, 인프라 스트럭쳐 20위, 법적 안정성 62위)를 기록했다. 미래 전망까지 고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1차 산업혁명), 전기의 힘을 이용한 대량생산(2차 산업혁명),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3차 산업혁명)를 거쳐 최첨단 기술들의 융합화를 통해 실재와 가상의 통합 및 제품의 자동화·지능화(4차 산업혁명)의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 4차 산업혁명은 국가·기업·개인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범위를 이해하고 선행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치열한 생존 게임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경쟁에서 덩치(Big Fish)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덩치보다 민첩성이 더 중요하다. 민첩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패스트 피시(Fast Fish)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구조적 변화 초입에 들어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밀려오는 큰 파도에서 지역의 미래 일자리를 위해 유연하게 그리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현재의 지역 내 현 산업구조와 4차 산업혁명과의 불일치 영역 및 수준을 냉철하게 분석함과 동시에 적합성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지역 내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또한 미래 일자리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야 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교육훈련을 시켜야만 지역의 미래 고용시장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서 우리 지역민들이 일자리 고민 없이 살 수 있는 지역의 미래를 그려 보며, 그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도록 지역 내 이해 관계자들의 시대적 책무와 더불어 유연함과 민첩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