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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재 약사]북한 변수와 외교 방정식 풀기
2016년 02월 24일(수) 00:00
y(국가이익)=중국무역/x(북핵·개성공단·사드). 오늘의 칼럼 제목은 방정식이다.

‘외교는 고차원의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다’는 말을 인용해 선정했다. 제목의 방정식을 풀어가며 오늘의 주제를 얘기하고자 한다. 먼저 y는 국가이익이고 우변의 분자인 중국무역이 국가이익과 정비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6년 2월5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무역규모 순위는 1위 미국(5210억달러), 3위 일본(3130억달러), 4위 한국(2740억달러)이지만 중국에 대한 흑자규모는 1위 대만(1160억달러), 2위 한국(920억달러)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41억9400만 달러로, 사상최대였다고 하니 중국에서 얻은 무역이익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우리의 10대 무역대상국 중 중국이 26.1%으로 1위고, 2위 미국이 11.1%, 3위 일본 6.2%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줄지 않도록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우변의 분모 x를 이루는 북핵, 개성공단, 그리고 사드문제는 국가이익과 반비례한다. 이들 분모 값을 적게 할수록 국가의 이익이 커진다. 북핵문제는 김대중·노무현정권의 햇볕정책으로 다소 완화됐지만 완벽하게 풀지못했다. 이명박과 현정부는 다시 대립의 외교정책으로 회귀했지만 이젠 아무런 대책이 없다.

여기서 한번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북핵문제를 제외하면 북한에 대해 어떤 심각한 문제가 있는가? 다시 설명하자면 북한은 핵무기 말고는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만약 우리와 국제사회가 북한 핵무기에 대해 무시하는 전략을 택한다면 북한은 그야말로 답답할 지경일 것이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마치 정신나간 사람이 헛소리하는 것처럼 무시하고 있다. 일부에서 강한 대응을 주문하지만, 독도에 대한 우리 외교정책은 무시하는 것이라 한다. 상당히 설득력 있다. 이미 우리 것인데 굳이 진짜 우리 것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미 전쟁의 위험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 북핵이 하나 더 얹혀진다고 더 악화될 게 아니라는 것이다. 북핵에 우리가 필요이상 흥분한다면 그건 북한의 계략에 장단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는 흥분한 말처럼 날뛰고 있고 그 뒷발에 애꿎게도 개성공단 기업인들과 노동자들이 다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우리는 지난 13년간 공장설비 등 2조원상당을 투자했고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북한에는 노동자 임금과 토지임대료 등 약 2조원을 지급했다. 이중 순수한 임금은 6160억원 정도다.

그동안 남한 각 지방에 본사를 둔 124개 중소기업들은 피땀 흘려 6조원을 벌었다. 통일부는 덧붙여 개성공단 폐쇄로 최근 2년간의 매출로 추산했을 때 우리는 31.8억달러(3조9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북한은 임금과 세금을 받지 못해 겨우 1억달러(1200억원)의 수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창조적인 계산법인가? 괘씸한 상대에게 1000만원을 안주려고 3억을 포기한다는 것이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다치거나 손해 보지않도록 보호하는 게 대한민국의 존재이유이고 헌법의 가치일 것인데, 통치행위라며 가차없이 기업의 생명을 앗아버리는 것은 국가의 불법행위일 것이다. 국민에게는 세월호 희생만큼 개성공단 아픔 또한 치유 받지 못할 상처로 남을 것이다.

서독의 빌리브란트는 동독과 구소련이 무슨 짓을 하든 꾸준히 국민을 왕래시켰고 문화를 공유했으며 방송을 송출했다. 통일에 대한 열망과 의지 그리고 진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동독 주민과 정권을 설득한 결과로 통일 독일을 민족에게 선사했다. 북핵을 장군으로, 사드를 멍군으로 선택한 것은 상책이 아니다. 손자도 전쟁을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지상책이라하지 않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을 로또로 비유하며 ‘통일대박’이라고 했다. 로또는 성실하게 일하지 않는 자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는 비능률적 행위다. 지금이라도 로또를 꿈꾸지 말고 통일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길 바란다.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고 하지 않은가?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를 만드는 게 지도자의 외교능력이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문화교류는 남북을 잇는 유일한 징검다리다. 경제와 문화 교류가 늘어나 북한이 핵무기를 몇 개 더 만들지언정 그것을 사용할 수 없는 국제환경을 만든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우리의 우방으로 만든다면, 북한은 자충수를 둘 것이다.

공산주의를 이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그 자체다. 개성공단으로 자본주의를 전염시키고, 금강산 관광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전파시키고, 방송과 인터넷으로 북한주민에게 한류의 흥을 돋아 팬이 되게 한다면, 그들이 통일 비밀결사대원이 될 것이다. 개성공단을 다시 열자고 제안한다면 김정은은 당황하며 오히려 속으로는 반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로지 국민의 이익을 위해, 개성공단 경제인을 위해 북한에 억지 미소라도 띄워주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