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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의 상생, 실천이 중요하다
최 영 태
전남대 교수·광주시민단체협 상임대표
2014년 12월 17일(수) 00:00
해방 후 한국 사회가 이룩한 정치·경제적 발전은 세계사에 기록될 만큼 괄목할만한 수준이었다. 남북문제에 진전이 없어 안타깝지만 햇볕정책이라는 이정표가 있으니 언젠가 좋은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측면 혹은 낙관적 기대와는 정반대의 영역이 있다. 지역 간 격차와 호남지역의 상대적 쇠퇴가 그것이다. 수도권 중심주의가 심화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수도권 지역, 특히 호남지역은 2류 지역화 되어가고 있다.

호남인들은 지난 40여 년 동안 민주주의 및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정권교체와 민주정부의 수립에 매진해왔다. 다행히 민주주의 영역에서는 큰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역균형발전은 진전은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우리가 민주적 리더십 및 지역균형발전의 철학을 가진 대통령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한편으로 선거에서 호남이 갖는 정치적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처럼 친 호남 세력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지역 차별이 쉽게 해소될 수 없는 구조적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정권의 향배와 상관없이 호남 발전을 도모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호남인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날 세계적 흐름은 광역경제권의 구축이다. 호남권 중에서 전북은 광주·전남과 역사적·정치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지만 같은 생활권은 아니다. 반면 광주·전남은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이 하나의 생활권이다. 오로지 행정에 의해 인위적으로 분리되어 있을 뿐이다. 당연히 광주·전남의 발전책에는 경계가 있을 수 없으며 가능한 한 많은 영역에서 공동의 발전책을 도모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 취임한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는 선거 때부터 광주·전남의 협력을 유난히 강조했다. 두 분이 시·도의 행정을 맡은 지 6개월째 접어들었고, 시·도가 논의한 협력방안 일부가 언론에 소개된바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 같다. 좀 더 큰 틀의 상생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내년 초면 고속철도가 개통된다. 광주는 민간공항을 계속 광주에 존치시키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군사공항만 다른 데로 옮기겠다는 발상으로는 큰 틀의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 무안공항은 개항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활성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공항만 받아들이고 군사공항은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현재에 그대로 안주하겠다는 생각에 불과하다. 답이 뻔히 보이는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상생을 도모하고 2류, 3류 지역화를 모면할 수 있겠는가? 광주는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보내고, 전남은 군사공항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지역에 자동차벨리를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전폭적인 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구상 자체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먼저 지역민들이 기업과 정치권에 감동을 주어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광주·전남의 적극적인 상생 노력을 생각해 본다. 광주는 자동차벨리의 기치를 먼저 내걸었다고 해서 과실까지 독차지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추진할 때 시너지 효과도 크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얼마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공항이전 및 자동차벨리를 주제로 의견을 나눈 적이 있다. 모두들 광주·전남이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전남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알고 있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광주·전남을 2류, 3류가 아닌, 사람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상생 프로그램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물론 시민사회도 적극 노력할 것이다. 우리 지역의 발전이 곧 지역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상생운동에 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