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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무치한 일본의 ‘고노담화’ 검증 보고
김 병 인
서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14년 06월 25일(수) 00:00
일본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이 지난 20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 담화 작성 과정에서 한일 정부가 사전에 문안을 조정했다’는 검증 결과 보고를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 이사회에 제출한 A4용지 21쪽 분량의 검증보고서에서 “(위안부)강제연행은 확인할 수 없다는 인식에 입각해 당시까지 진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국 정부의 의향과 요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거부했다”고 명기했다.

보고서는 또 “담화 발표 전날인 1993년 8월 3일 주일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본국의 훈령에 근거해 김영삼 대통령은 일본측의 안을 평가하며 한국 정부로서는 그 문안으로 충분하다’는 취지의 연락이 있었다”고도 밝혔다.

비록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를 수정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역사 연구와 평가는 전문가들의 손에 맡기겠다”고 말했지만, 고노 담화 자체 검증 보고서의 실질은 고노 담화를 부정하는 것이다.

고노 담화 자체검증 보고서는 아베 정부가 다시 한 번 과거 침략의 역사를 부인하고, 제2차세계대전중에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죄악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 우익의 행위는 아시아의 많은 위안부 피해 국가 인민들뿐만 아니라 인류의 공분을 사는 행위이고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주는 행위이다. 만약에 그들의 어머니가 누이가 위안부였다면 그렇게 후안무치하고 부도덕하게 대할 수 있겠는가를 묻고 싶다.

역사적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정부가 강제적으로 대규모로 위안부를 징집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침략전쟁 기간 중 저지른 가장 잔악하고 반인륜적인 죄악중의 하나이다. 각국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이 강제적으로 징집한 위안부는 70만 명에 달했다. 피해국 인민에게 엄중한 상처를 주었다. 1993년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고노는 담화를 발표하고 군의 위안부 강제 징집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했다. 이 담화가 일본정부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이었다. 사실 고노의 담화도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다 돼서야 이뤄진, 때 늦은 참회와 사죄였다. 이마저 현재 아베 정부에 이르러 고노 담화 자체검증 보고서에 의해 부정된다면 이는 역사의 시계를 되돌리려는 어리석은 짓이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다. 양식 있는 세계 인민들이 단호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정권의 고노 담화 검증 보고는 명확한 고노 담화의 부정이다. 이는 평화와 발전을 중시하는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고, 인류의 정의에도 어긋나는 행위이다. 중국정부는 20일 일본정부의 고노 담화 검증 결과 발표에 대해 “침략 역사를 뒤집으려고 기도하는 그 어떤 행동도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논평했고, 미국 국무부도 20일 “고노 담화 계승은 일본이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장”이라고 밝혔다.

과거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군국주의의 길로 회귀하려는 일본에 반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무이다. 국제사회의 평화를 사랑하는 양심 있는 세력과 연대해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를 억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