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정치의 예측 불가능성이 국민의 정치 불신 키운다
김 범 태
한국투명성기구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2014년 01월 14일(화) 00:00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민심이 예사롭지 못해 과거에 비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후보자를 따라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사람들조차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다 요즘 정치상황을 보면서 전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정치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 당시 대두되었던 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폐지 문제가 정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정작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은 게임의 룰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답답해 하지만 기득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세월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정당공천폐지 문제가 물 건너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기초의회 폐지론까지 제기하면서 민주당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으니, 비록 지난해 전 당원 투표로 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한 민주당이지만 기득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대선 공약 등이 잊혀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더구나 호남지역의 지방선거 출마예상자들의 경우 정치의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더욱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적 지역패권주의에 의한 민주당의 일당 지배체제가 사실상 독점해 온 지역인데다 요즘 안철수 의원 등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의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 이상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른바 차출론과 전략공천이다. 차출론이든 전략공천이든 민주당 내부의 문제라서 왈가왈부할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이런 모든 정치행위가 바로 정치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데서 비롯한 국민의 정치 불신을 키운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차출론과 전략공천의 발상은 지역주민의 자유로운 의사로 주민의 대표를 선출하여 지방정부의 기관을 구성하는 주민자치 원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차출론과 전략공천 문제가 언론에 회자되고 있음에도 당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의혹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여전히 중앙당에서 공천만 하면 당선될 수 있다고 믿고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민주당의 오만불손한 태도가 정치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차출론의 대상자가 민주당의 실세인데 왜 그러한 차출론이 대두되고 있는지,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고도의 치밀한 계산 때문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호남지역에서의 광역자치단체장은 새누리당을 제외한 후보 중에서 선출될 것이 분명함에도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두려움으로 포장된 자신들의 호남에서의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을 보장받고자 하는 고도의 전략이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차출론과 전략공천에 담긴 함의 못지않게 호남지역의 유권자들이 과거처럼 호주머니 속의 동전마냥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과거 김대중 총재 시절에도 김 총재가 밀었던 김모 후보가 허모 후보에게 떨어졌던 기억을 되살리지 않더라도, 더 이상 호남의 유권자들이 정치적 지역패권주의에 의한 지역민을 볼모로 한 정치에 신물이 나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안철수 의원이 지향하고 있는 새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이다.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서 신비주의에 의한 호남에서의 기반구축이 목표라고 한다면 이는 영호남으로 대별되는 지역패권구도의 또 다른 형태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좀 더 구체적인 정치 일정과 목표가 분명해야 정치의 예측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