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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다문화 패밀리 센터는 희망발전소
2008년 07월 21일(월) 19:11
“오메 누구다냐? 아니 떡애기를 벌써 데리고 나오면 어쩐다냐?”
“선생님 보여 드리려고요.”
문틈 사이로 스치는 바람도 맞지 못하게 할 첫 이레 지난 아기를 안고 P가 센터에 들어선다. 갑자기 사무실 안은 아기 침대를 꺼내며 비상이 걸렸다. 산모나 아기나 아직 외출하기에는 우리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어능력시험에 꼭 합격하겠다며 배부른 몸이지만 날마다 센터에 나와 공부하던 중 진통이 와 부랴부랴 119를 불러 산부인과에 보냈더니 2시간 만에 예쁜 딸을 낳은 여성이다.
만삭의 몸으로 시험을 본 그녀는 당당히 한국어능력시험 2급을 따냈다. 우리 센터에 나오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결혼이주여성들은 아이를 낳는데도 부지런하다. 센터에는 며칠 걸러 아기 낳았다는 전화가 온다.
“000 아기 낳았대요, 3.4 킬로그램이래요.”
“이달 들어 몇 번짼가?” “세 번째요!” “ 지난 달에 다섯 명이었지?”
(사)이주가족복지회 한국어 교육과정에는 매일 70여명이 단계별로 나누어 출석하고 있다. 그 중 30%는 임신 중이며 하루 6∼7명의 아기도 함께 출석하고 또 상당수 여성이 산후조리 중이다. 한국의 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낳는 평균 자녀 수)이 1.2명으로 세계 193개 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주여성들은 많게는 5명에서 3명까지 자녀를 둔 가정이 많다.
그들은 대다수 모유 수유를 하며 소박하고 밝고 해맑은 모습으로 아기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하고 헌신적으로 양육한다.
결혼이민여성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혼자 멀리 날아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예쁘고 야무진 여성들이다. 자국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배움에 조금 떨어지는 여성도 있지만 이들은 한국 땅에서 더 열심히 배우려 하고 생활력이 강하다.
이런 여성들이 알콩 달콩 사는 모습을 이웃에서 보며 한국 남성들의 국제결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11만명에 달하는 이주여성·다문화 가정에 대한 연구는 이제 그 아이들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 이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투자는 한국사회의 복이 될 것이며 이를 등한시 해서는 화가 될 수 있다.
광주시 여성청소년정책관실과 광주지역 다문화 지원전문가 협의회는 이주여성과 그 아이들에 대한 미래지향적 정책 개발과 제도 연구를 위해 광주에 국립다문화패밀리센터 건립을 건의했다. 이 센터는 다문화아동센터, 가족관, 체험관, 교육관, 정보관, 연구소, 연수원 등 다문화의 비전과 동력을 생산하는 희망발전소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광주지역 여성단체, 관련학과 교수, 그리고 이주여성들이 한마음으로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주가 전국에서 최초로 제안한 국립다문화패밀리센터 건립을 위해 광주시민의 지대한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이상옥 (사)이주가족복지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