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현장 최전선에서 노동자 권리 지킨다”
고용부 목포지청 민충기 근로감독관 ‘올해의 근로감독관’ 선정
영암 돼지농장 네팔 노동자 사망사건 실체 파헤쳐
악덕 사업주 처벌 강화로 노동현장 악습 끊어내야
영암 돼지농장 네팔 노동자 사망사건 실체 파헤쳐
악덕 사업주 처벌 강화로 노동현장 악습 끊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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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2일 영암군의 한 돼지농장 기숙사에서 네팔 출신 노동자 A(28)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2년 전 고용 허가 비자로 입국한 A씨가 이 농장에서 일한 지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동료들의 진술은 처참했다. 40명분의 업무를 단 20명이 감당해야 하는 살인적인 노동 강도 속에서 A씨는 같은 국적의 팀장 B씨로부터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했다. 일이 늦어지면 포크로 찔리는 폭행을 견뎌야 했고 사장에게 즉각 보고하겠다는 위협 속에 심리적 압박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민충기 근로감독관이 고용노동부 선정 ‘올해의 근로감독관’에 이름을 올렸다.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 온 민 감독관에게도 이번 수사는 유독 가슴 아픈 기록으로 남았다.
“초기 면담에서 확보한 폭행의 잔혹함과 억대 규모의 임금 체불의 정도는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어요. 결국 가해자는 징역 2년 형량을 받았고 체불한 2억 5000만 원 상당의 돈도 뱉어냈지만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잖아요. 변제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것, 그게 가장 괴롭죠.”
피해자가 모두 네팔인이다보니 의사소통도 되지 않는데다 수년 전부터 누적된 일이라 대구, 경주 등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어 조서 작성도 일반 사건보다 3배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근로감독관의 존재도 몰랐던 그는 장성군 공무원으로 일하며 우연히 해당 업무를 알게됐다. 업무에 매력을 느낀 그는 인사교류로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됐다.
감독관으로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에 휘둘리거나 개인적인 연민 혹은 불쾌감을 드러내는 순간 법적 판단의 객관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근로감독관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감독관 한 명당 담당하는 사건의 수가 많다 보니 업무 과중에 시달리기도 한다. 때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비하 발언도 듣는다.
“직장 내 괴롭힘 등 수사 난도가 높은 사건은 증가하고 노동자성이 불분명한 특수 형태 고용이 계속 생겨나다 보니 어렵고 복잡하죠. 근로감독은 100% 감정노동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해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당사자 사이에서 결국은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합니다. 수사가 끝나면 불만을 품은 이들로부터 협박, 욕설 등이 따라오기도 하죠. 그래도 피해자 구제, 가해자 처벌이라는 결과물이 큰 위로가 됩니다.”
직업병도 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자연스레 직원이 시급 규정에 맞춘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떠올리고 식당에 들어가서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인지를 먼저 살핀다.
민 감독관은 악덕 사업주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사를 하며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강력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현재 전남 지역의 노동 문제는 다단계 도급 구조와 불법 하청, 그리고 고질적인 임금 체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위반한 법령만큼 제대로 처벌받는 선례가 쌓여야만 더는 일터에서 고통받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무엇보다 피해 노동자의 적극적인 권리 구제 신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감독관은 “언어나 신분상의 제약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폭행이나 부당한 처벌, 금전적 불이익을 당했을 때 망설임 없이 노동청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 법적 조치의 근거를 만들어줘야 노동 현장의 고질적인 악습을 끊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 온 민 감독관에게도 이번 수사는 유독 가슴 아픈 기록으로 남았다.
“초기 면담에서 확보한 폭행의 잔혹함과 억대 규모의 임금 체불의 정도는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어요. 결국 가해자는 징역 2년 형량을 받았고 체불한 2억 5000만 원 상당의 돈도 뱉어냈지만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잖아요. 변제할 수 없는 게 있다는 것, 그게 가장 괴롭죠.”
근로감독관의 존재도 몰랐던 그는 장성군 공무원으로 일하며 우연히 해당 업무를 알게됐다. 업무에 매력을 느낀 그는 인사교류로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됐다.
감독관으로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어느 한쪽의 주장에 휘둘리거나 개인적인 연민 혹은 불쾌감을 드러내는 순간 법적 판단의 객관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근로감독관은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감독관 한 명당 담당하는 사건의 수가 많다 보니 업무 과중에 시달리기도 한다. 때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비하 발언도 듣는다.
“직장 내 괴롭힘 등 수사 난도가 높은 사건은 증가하고 노동자성이 불분명한 특수 형태 고용이 계속 생겨나다 보니 어렵고 복잡하죠. 근로감독은 100% 감정노동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해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당사자 사이에서 결국은 한쪽의 손을 들어줘야 합니다. 수사가 끝나면 불만을 품은 이들로부터 협박, 욕설 등이 따라오기도 하죠. 그래도 피해자 구제, 가해자 처벌이라는 결과물이 큰 위로가 됩니다.”
직업병도 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자연스레 직원이 시급 규정에 맞춘 최저임금을 제대로 받고 있는지 떠올리고 식당에 들어가서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인지를 먼저 살핀다.
민 감독관은 악덕 사업주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사를 하며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강력한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현재 전남 지역의 노동 문제는 다단계 도급 구조와 불법 하청, 그리고 고질적인 임금 체불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위반한 법령만큼 제대로 처벌받는 선례가 쌓여야만 더는 일터에서 고통받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무엇보다 피해 노동자의 적극적인 권리 구제 신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감독관은 “언어나 신분상의 제약을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폭행이나 부당한 처벌, 금전적 불이익을 당했을 때 망설임 없이 노동청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 법적 조치의 근거를 만들어줘야 노동 현장의 고질적인 악습을 끊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