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대 아울렀던 배우 안성기, 모두의 기억으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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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세대 아울렀던 배우 안성기, 모두의 기억으로 남다
향년 74세…‘금관문화훈장’ 추서
영화제작자 부친 영향 아역으로 출발
멜로부터 코미디까지 폭넓은 연기
‘화려한 휴가’·‘아들의 이름으로’ 등
5·18 다룬 작품 출연…지역민 애도
2026년 01월 05일(월) 20:10
배우 안성기
“날 쏘고 가라”(실미도), “그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부러진 화살),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라디오스타)….

평생 스크린을 통해 분노와 유머, 연대의 언어를 남겨온 ‘국민 배우’ 안성기가 5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안성기 배우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께 안성기가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30일 자택에서 식사 중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진 뒤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앞서 안성기는 지난 2019년부터 혈액암 투병을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회복에 전념하며 작품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2023년까지 새 영화 작업과 공식 행사 참석을 이어가며 활동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병세가 악화됐고, 이날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했다.

특히 ‘화려한 휴가’(2007·김지훈), ‘아들의 이름으로’(2021·이정국) 등 5·18을 다룬 작품에 출연하며 광주의 아픔과 함께해왔던 터라 지역민들은 “큰 별이 졌다”며 애도를 보내고 있다.

2021년 ‘아들의 이름으로’ 개봉 당시 그는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광주의 상처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고 느꼈다”며 “영화를 통해서라도 치유되지 않은 분들의 아픔에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60여 년을 함께해온 ‘가왕’ 조용필과의 오랜 인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서울 경동중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학창 시절 짝꿍이자 이웃으로 지내며 연예계에서도 각별한 우정을 이어왔다.

안성기는 2018년 조용필 데뷔 50주년 릴레이 인터뷰의 첫 주자로 나섰고, 조용필은 안성기의 출연작 ‘실미도’ 장면을 토대로 정규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이날 조용필은 빈소를 찾아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하던 좋은 친구였다”며 “성기야, 또 만나자”는 인사를 남겼다.

1952년생인 안성기는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아역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70년 가까운 시간을 스크린과 함께했던 것. 영화 제작자였던 부친 안화영 씨 영향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김기영 감독의 작품 ‘황혼열차’(1957)에 아역으로 출연하며 영화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장호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만다라’(1981·임권택)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쳤다. 사회적 현실과 개인의 내면을 포착한 섬세한 연기로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1990년대 이후에는 멜로 방향을 새롭게 제시한 ‘그대 안의 블루’(1992·이현승), 한국 최고의 코미디 영화 ‘투캅스’(1993·강우석),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이명세), 최초의 천만 영화 ‘실미도’(2003·강우석) 등 장르와 규모를 초월해 폭넓은 연기를 선보였다.

배우로서의 존재감만큼이나 영화계 현실에 대해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2000년부터 스크린쿼터 수호천사단 단장을 맡았고, 2006년에는 스크린쿼터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영화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한 ‘굿다운로더’ 캠페인 홍보대사로도 나섰다. 2013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고, 2024년에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정부는 이날 고인에게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다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훈장을 전달했다.

한편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다. 장지는 경기 양평 별그리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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