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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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록, 해금과 드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동서양의 소리가 정교하게 맞물린다. 장르의 한계를 무너뜨리는 기묘한 선율이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퓨전국악 밴드 ‘잠비나이’의 음악이다.
잠비나이 멤버이자 해금 연주자 김보미가 ‘음악을 한다는 것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해금을 품에 안고 살아온 음악인이 자신의 리듬으로 세상을 걸어온 시간의 기록이자, 악기를 매개로 수많은 존재들과의 교감을 담아낸 에세이다.
“예술은 선택받은 사람들의 것이라 믿었고, 그 무리에 들기 위해 애썼다”는 저자의 고백은 동경하는 삶을 향해 부딪히고 좌절하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러나 더 많은 음악과 사람을 만나면서 그는 예술은 무대 위가 아니라 길가에 놓인 돌 틈 사이에서도 피어날 수 있으며, 특별함은 스스로를 향한 다정한 시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방황하던 저자에게 잠비나이의 결성이 ‘정답’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음악계에서 ‘시끄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거부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홍대 앞 작은 클럽, 습하고 끈적한 지하 공간으로 향했다. 동료와의 호흡, 관객과의 조우, 무대 위에서 쏟아낸 감정은 종종 음악보다 더 음악 같았다. 그렇게 탄생한 곡, 타이틀곡 ‘소멸의 시간’이 결국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 공연까지 닿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치 해금의 고운 선율이 귓가에 머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저자는 ‘음악을 한다는 것’은 ‘삶을 산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한계와 마주하며 이겨내고 무너지면 다시 일어나는, 외롭지만 돌아보면 수많은 동행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여정이다. <북하우스·1만80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잠비나이 멤버이자 해금 연주자 김보미가 ‘음악을 한다는 것은’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해금을 품에 안고 살아온 음악인이 자신의 리듬으로 세상을 걸어온 시간의 기록이자, 악기를 매개로 수많은 존재들과의 교감을 담아낸 에세이다.
방황하던 저자에게 잠비나이의 결성이 ‘정답’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다. 음악계에서 ‘시끄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거부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홍대 앞 작은 클럽, 습하고 끈적한 지하 공간으로 향했다. 동료와의 호흡, 관객과의 조우, 무대 위에서 쏟아낸 감정은 종종 음악보다 더 음악 같았다. 그렇게 탄생한 곡, 타이틀곡 ‘소멸의 시간’이 결국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폐막 공연까지 닿았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