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2년만에 수국 1만5000송이 출하…부농 꿈 활짝
‘첫 수확’ 만수농원 이우영 대표
‘초짜’ 농부 강진서 수국 재배
우수창업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소셜미디어 활용 판로 늘릴 것
‘초짜’ 농부 강진서 수국 재배
우수창업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소셜미디어 활용 판로 늘릴 것
![]() 강진에 있는 자신의 만수농원에서 키운 수국으로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본 젊은 농부 이우영씨가 수국 화분을 안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우영 씨 제공> |
“10년 쯤이면 1만평 수국 농장의 베테랑 청년 농부로 불리고 있지 않을까요? 성공한 젊은 농부가 돼 있을 겁니다.”
화분에 물 주는 것조차 서툴기 짝이 없던 ‘초짜’ 농부 이우영(24)씨가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올 들어 자신의 첫 일터인 ‘만수농원’ 가득 꽃을 피운 보라, 흰색, 연분홍 수국 등 1만 5000송이를 트럭에 실어 경기도 화훼시장에 내다 팔면서다.
“겨울부터 키워 내느라 힘들었는데 막상 출하하니 속시원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처음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책임감이 생기는 거 있죠. 얘들(수국)이 시들면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기도 하고…. 학생 때 보지도 않던 작물 재배 관련된 책을 틈날 때마다 챙겨보고 표시해놓았다가 또 들여다보더라고요. 되게 열심히 했거든요.”
이 대표는 2년 전인 2022년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강진에 1000평 규모의 땅을 빌려 수국 재배를 시작했다.
강진은 전국의 4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수국 생산지다.
“대학 3학년 때 강진에서 실습을 받았거든요. 그 때 알게 된 선배, 형님들께 배운 걸 졸업하고 바로 시작했어요. 실습했던 농장에서 2분 떨어진 땅에 하우스를 지었고요. 배울 때는 시키는 것만 하다가 제가 직접 하니까 한번이라도 더 꽃을 보게되더라고요.”
비닐하우스 옆에다 농막을 짓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우스를 찾아 꽃을 살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얘들은 손이 간 만큼 잘 크고 꽃이 커요. 관심을 주는 만큼 줄기도 굵고요. 수국(水菊)이 물 수(水)잖아요. 여름엔 하루에 두 번씩 꼬박 물을 주고 지켜봐야 해요. 전 처음이라 일단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직접 하는 편이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말, 요즘 제 어머니가 합니다. 제가 학생 때는 올빼미처럼 새벽까지 PC방에 있다가 집에 들어와 낮에 하루종일 자는 생활을 반복했거든요. ”
수국 수확 시기는 보통 4월부터 8월 말까지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4월, 꽃 수요가 가장 많은 5월만 해도, 매일 새벽 4시께 어김없이 눈을 떠 오전 8시까지 꽃을 따 박스에 담아 화훼시장으로 내보내는 일을 했다. 박스당 20송이 가량을 담아 40~50박스를 만드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데, 보통 여기까지 마무리하면 금세 오전이 지나간다고 한다.
농촌에 청년 농부들이 많아지는데, 정말 농업에 경쟁력이 있는 걸까.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적어도 화훼 농사는 매일 제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을 해주면 잘 자라거든요. 바쁘게 움직이고 신경쓰다보면 잘 커가더라고요. 땅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다만, 무작정 뛰어드는 것보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관련 기관을 찾아가 들어보면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는 좋은 선배, 형님들을 만나서 여러 도움을 받았으니 운이 좋았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이 얼마나 알겠어요. 그럴 때 힘이 되는, 좋은 선배같은 기관이 많았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이 이런 역할을 하잖아요. 저도 여기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물론, 저도 젊은 농부들께 도움이 되는 선배 농부가 되려고 합니다.
1000평 규모의 만수 농원을 1만평 규모로 키워내는 것, 이 대표의 ‘꿈’이다. 최근 농기원의 도움을 받아 ‘우수창업활성화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조금씩 비닐하우스를 늘리면서 꽃을 키워 다양한 곳에 판매하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스마트팜도 해야죠. 네이버 등 인터넷을 통해 제가 없어도 자동으로 꽃에 물주고 병충해를 살피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훨씬 수월하겠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 상점에 입점, 더 많은 분들께 제가 키운 꽃을 팔 수 있도록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판로도 늘릴 겁니다. 수국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부도 더 많이 할 생각입니다. 플로리스트 등과 협업해 수국을 활용한 꽃 아트로 만수농원을 꾸며 관람객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도 세워놓았습니다. 1만평의 수국으로 가득한 ‘만수농원’ 이라는 이름, 10년 쯤 뒤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화분에 물 주는 것조차 서툴기 짝이 없던 ‘초짜’ 농부 이우영(24)씨가 올해 첫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올 들어 자신의 첫 일터인 ‘만수농원’ 가득 꽃을 피운 보라, 흰색, 연분홍 수국 등 1만 5000송이를 트럭에 실어 경기도 화훼시장에 내다 팔면서다.
이 대표는 2년 전인 2022년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강진에 1000평 규모의 땅을 빌려 수국 재배를 시작했다.
강진은 전국의 45%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수국 생산지다.
비닐하우스 옆에다 농막을 짓고 시간이 날 때마다 하우스를 찾아 꽃을 살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얘들은 손이 간 만큼 잘 크고 꽃이 커요. 관심을 주는 만큼 줄기도 굵고요. 수국(水菊)이 물 수(水)잖아요. 여름엔 하루에 두 번씩 꼬박 물을 주고 지켜봐야 해요. 전 처음이라 일단 몸으로 할 수 있는 건 모든 걸 직접 하는 편이죠.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말, 요즘 제 어머니가 합니다. 제가 학생 때는 올빼미처럼 새벽까지 PC방에 있다가 집에 들어와 낮에 하루종일 자는 생활을 반복했거든요. ”
수국 수확 시기는 보통 4월부터 8월 말까지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4월, 꽃 수요가 가장 많은 5월만 해도, 매일 새벽 4시께 어김없이 눈을 떠 오전 8시까지 꽃을 따 박스에 담아 화훼시장으로 내보내는 일을 했다. 박스당 20송이 가량을 담아 40~50박스를 만드는 데만 2시간이 걸리는데, 보통 여기까지 마무리하면 금세 오전이 지나간다고 한다.
농촌에 청년 농부들이 많아지는데, 정말 농업에 경쟁력이 있는 걸까.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적어도 화훼 농사는 매일 제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을 해주면 잘 자라거든요. 바쁘게 움직이고 신경쓰다보면 잘 커가더라고요. 땅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다만, 무작정 뛰어드는 것보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관련 기관을 찾아가 들어보면서 충분히 준비를 하고 시작하는 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는 좋은 선배, 형님들을 만나서 여러 도움을 받았으니 운이 좋았죠. 하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이 얼마나 알겠어요. 그럴 때 힘이 되는, 좋은 선배같은 기관이 많았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이 이런 역할을 하잖아요. 저도 여기에서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물론, 저도 젊은 농부들께 도움이 되는 선배 농부가 되려고 합니다.
1000평 규모의 만수 농원을 1만평 규모로 키워내는 것, 이 대표의 ‘꿈’이다. 최근 농기원의 도움을 받아 ‘우수창업활성화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조금씩 비닐하우스를 늘리면서 꽃을 키워 다양한 곳에 판매하는 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스마트팜도 해야죠. 네이버 등 인터넷을 통해 제가 없어도 자동으로 꽃에 물주고 병충해를 살피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훨씬 수월하겠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 상점에 입점, 더 많은 분들께 제가 키운 꽃을 팔 수 있도록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판로도 늘릴 겁니다. 수국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부도 더 많이 할 생각입니다. 플로리스트 등과 협업해 수국을 활용한 꽃 아트로 만수농원을 꾸며 관람객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도 세워놓았습니다. 1만평의 수국으로 가득한 ‘만수농원’ 이라는 이름, 10년 쯤 뒤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