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 의대 설립 방식이 ‘1대학 2병원 신설’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 추진도 계속 논의될 전망이다. 목포대와 순천대가 대학 통합을 전제로 공동의대 추진을 합의하면 국립 의대 설립방식선정위원회(이하 선정위)가 공동의대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전남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지역을 정부에 추천하기 위한 용역 수행기관인 AT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이하 용역기관)은 12일 전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추천안을 제시했다.

용역기관은 도민공청회(6회)와 여론조사, 대학 설명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의대를 선정한 뒤 동·서부권에 2개의 대학병원을 신설하는 안을 추천했다. 의대 입학정원은 오는 2026학년도 타 지역 거점국립대 의대 정원 규모를 고려하면서 지역의 의료인력 수요를 감안, 200명 내외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남 동부·서부 모두 의대와 부속병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정부가 국립대학 간 통합을 권장하고 있는 만큼 양 대학이 통합을 약속한다면 공동의대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 양 대학이 ‘대학통합 전제 공동의대 추진 확약서’를 제출하면 선정위가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사전심사위원회와 평가심사위원회는 공모 추진과 공동의대 추진 절차를 모두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대학병원의 경우 2개 병원을 합해 1000~1200병상 규모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설립하되 병원별 구체적 규모는 대학에서 자율로 정하도록 했다. 해당지역에 들어서는 각 대학병원은 지역 특성에 맞춰 특화 진료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경상국립대병원(진주·893병상)·창원경상국립대병원(525병상)이 2개 대학병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용역기관측 설명이다.

소요 예산은 1000병상 기준 7000억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타 대학병원 신설 사례 등을 적용하면 통상적으로 국가가 20~25%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하는 형태로, 전남도는 대학의 재정 부담을 감안해 병원 설립비용의 30% 수준의 예산 지원을 제시했다.

전남도는 또 2개 대학병원 신설로 커지는 대학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후 정부·도의회·대학 등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추가적인 지원도 고려할 계획임을 밝혔다. 국립의대 신설 지역으로 추천되지 못한 대학의 경우 ‘첨단의과학연구센터’ 설립을 제시했다. 첨단의과학연구센터는 의과대학·대학병원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인공지능(AI) 기반 의학, 첨단의과학 분야 연구·교육·실습과 의료바이오 연구기능을 수행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별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 대학이 공동의대 확약서를 제출하면 용역기관 추천안은 폐기하고 공동의대 설립안을 정부에 추천할 수 있다”며 “의대 설립과 부속병원 건립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만큼 목포대와 순천대가 통합을 약속한다면 공동의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용역기관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순천·목포·화순 등에서 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여는 등 10월 중순까지 목포대와 순천대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10월 말까지 의대설립 대학을 정부에 추천할 계획이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