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를 생각한다 - 이재열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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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회를 생각한다 - 이재열 외 지음
디지털 전환시대, 사회적 영향력과 대안 모색
2024년 09월 06일(금) 00:00
AI(인공지능), Chat-GPT, 빅테크 플랫폼, 알고리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가짜뉴스, 딥페이크(Deepfake·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가짜 이미지·영상물)…. 대중들은 매일같이 디지털 관련 용어 쓰나미와 맞닥트린다. 누구나 스마트 폰을 손에 쥐고 일상생활을 하지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디지털 대전환’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지는 못한다.

2023년 전문가들이 ‘디지털 대전환이 가져온 사회변화의 양상을 추적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분야는 사회학과 공학, 법학, 정치학, 철학, 경제학, 경영학, 저널리즘 등 다양했다. 이들은 ‘디지털 소사이어티’를 설립하고 6차례에 걸쳐 포럼을 열었다. 신간 ‘디지털사회를 생각한다’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디지털 전환의 사회적 영향력과 대응방안을 함께 탐색하는 여정’을 오롯하게 담아낸 성과물이다.

부제 ‘일상에서 일터까지 디지털혁신의 현장과 디스토피아의 그림자’를 붙인 신간은 크게 ▲디지털 전환과 삶의 양식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일터의 변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회변화 전망과 대응책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포럼 참가자들은 ‘디지털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발전이 우리 삶과 공동체, 제도에 미치는 영향은?’, ‘공정한 인공지능이란?’ 등 화두를 던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더 탐구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정체성”이라며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한 논의가 중요해 보인다”고 밝힌다. 이명호 (사)미래학회 부회장은 인공지능과 사회다양성·전체성이 결합된 4가지 미래사회(新문명 공동체사회-근면사회-노동상실사회-전체주의 사회)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은 삶의 양식과 일터 등 한국사회 여러 부문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가짜뉴스와 ‘딥페이크’ 성 착취물 등 디지털 기술의 부작용이 이슈화됐다. 빅데이터와 플랫폼, AI알고리즘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기술이다.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부작용을 살피며 ‘디지털 권리장전’ 제도화 등 대안을 모색한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에서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디스토피아적 양상인 ‘디지털 과잉현상’ 5가지를 들며 “지난 40여 년 동안 디지털에 대해 발전주의 중심의 사고를 하고, 이를 시장경제 또는 국가발전에만 연결하려 했던 우리의 관성적 태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다.

2부는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일터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본격적으로 정착된 재택근무와 원격근무, 플랫폼 노동(배달대행, 대리운전, 우버) 등은 전통적인 고용·노동개념을 바꾸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기의 한국의 위상에 대해 “토종 플랫폼이 살아남은 유일한 나라이자, 인공지능 경쟁에서 구축된 한국어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의 생태계가 존재한다”라고 파악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설립자가 2023년 한국을 찾은 것도 ‘초거대 생성형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사업화하고, 실제로 그걸 만들어 낼 생태계를 가진 세 나라’(미국·중국·한국)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심화과정에서 ‘포퓰리즘에 기반한 비일관성’을 보이기도 했다.

3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회변화 전망과 대응책’에서 전문가들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교육시스템 혁신과 디지털 기본소득, 해결사 정신 등이 눈길을 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스티브 잡스 등 혁신적 기업가들의 공통분모인 ‘해결사(Solutionist)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강정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닫는 글’에서 디지털 전환기 ‘인간’의 역할에 방점을 찍는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적 환경은 서로 충돌하는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메시지들을 종합하여 해석하고 대응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롤러코스터·2만원>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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