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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 병원’ 개설, 엇갈린 법원 판단
1심 “법인 개설 관여 처벌” 징역형…2심 “운영까지 개입해야” 무죄
2024년 06월 02일(일) 20:40
비의료인이 의료인을 앞세워 개설하는 일명 ‘사무장 병원’을 판단하는 법원의 기준이 엇갈렸다.

1심에서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의 개설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외형만 갖추면 처벌할 수 있다고 본 반면, 2심은 의료기관 운영에까지 주도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정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의료법인 실질 대표 A(56)씨와 이사장 B(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허위로 의료법인 설립허가 관련 서류 등을 작성해 전남도에 설립허가를 받아 순천시에 의료기관(한방병원)을 세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4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요양급여비용 명목 등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총 209회에 걸쳐 비용을 청구해 총 44억6300여만원을 지급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은 의료인이 아니면서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 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면서 “환자유치를 담당하는 브로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과다진료, 약물 오·남용, 보험사기 조장 등의 위험성이 높아보인다”며 A씨에게 징역 2년 6월, B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의료법인 설립과정에 하자가 있었다는 사정이나 비의료인이 의료법인의 재산을 일시적으로 유출했다는 정황만으로 곧바로 사무장 병원을 개설·운영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이들이 의료법인 개설·운영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은 보이지만 그렇다고 한방병원의 개설 운영에 나섰다고는 단정할수 없다”고 밝혔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