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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연대의 광주정신 ‘짚 그릇’에 담다
비움박물관, 21일까지 ‘짚풀 같은 사람들’전
2024년 05월 19일(일) 15:55
비움박물관에서 21일까지 전시하는 ‘짚풀 같은 사람들, 삶의 무늬와 영혼의 빛’전. <비움박물관 제공>
오랫동안 농경문화를 이루어왔던 우리 민족에게 짚은 다양한 의미를 지녔다. 가을 추수철 알곡을 털어내고 남는 짚은 다양한 용도로 쓰였다. 축산 농가에서는 겨울철 사료로, 일반 농가에서는 화목재료로, 공방에서는 멋과 기품이 담긴 공예품 등으로 활용됐다.

특히 농한기 때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와 중년의 아버지들이 사랑방에 모여 짚을 꼬아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짚을 엮어 만든 소쿠리나 바구니 등은 필수품이었다. 사실 그러한 모든 ‘짚 그릇’에는 우리 민족 고유 정신인 연대와 나눔이 깃들어 있었다.

5·18 44주기를 맞아 나눔과 연대를 ‘짚 그릇’으로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비움박물관(관장 이영화)은 오는 21일까지 ‘짚풀 같은 사람들, 삶의 무늬와 영혼의 빛’을 연다.

이번 전시 작품은 박물관 소장품과 지난해 북구 건국동 주민자치회에서 기증받은 짚풀 공예품들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은 알곡을 내어주고 마지막 남은 빈껍데기까지 오롯이 다른 용도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었던 짚풀의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 80년 5월 민주화를 위해 가장 낮은 자리에 있었지만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무명의 민초들은 ‘짚풀’과도 같은 이들이었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아련한 향수와 함께 희생과 연대의 의미를 살뜰히 전해준다. 곡식을 담아두거나 사소한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짚 용품들은 아름다운 우리의 공동체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영화 관장은 “불과 얼마 전에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짚 그릇’은 우리들의 미풍양속인 나눔과 연대를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물품이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짚 그릇’에 담긴 고귀한 뜻을 광주정신과 연계해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 기간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인 ‘치유의 숲’이 운영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