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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양용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나무 대표
2024년 04월 15일(월) 21:30
20여 년 전 필리핀에서 만난 한 싱글맘의 꿈은 한국에서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녀는 한국에 오기 위해 몇 년 전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행 비자를 받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는 그녀의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후 몇 번의 한국 밖에서의 생활을 통해 그녀가 왜 그토록 한국에 오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2005년에 한국에 돌아와보니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이주민으로서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 때문일까? 그들의 삶에 나의 삶을 포개어 함께 하기로 했다. 그들은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었지만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반쪽짜리 인생을 살고 있었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그들의 가족은 큰 소리로 말하곤 했다. 그들은 우리가 겪지 않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다. 그렇게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 수는 200만명을 훌쩍 넘어서 전체 인구의 4.4%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이는 우리가 다문화사회로 전환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 이주민들은 주로 결혼 이민자들이었지만 지금은 이주노동자, 유학생, 중도입국자녀, 난민, 북한 이탈 주민, 귀화한 외국인의 신이주민 가정, 그리고 미등록 외국인까지 다양한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이주민 정책은 가족센터 중심의 기본생활 유지를 위한 정책이었다면 앞으로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귀화를 한 베트남 여성은 한국인이 되었지만 아이의 학교 안내장 해석을 못하고 SNS를 통해서 오는 정보도 해독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하소연 하고 있다. 또한 이주가정의 남편들은 문화가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는 아내와 아이를 키우며 사는데 어려움이 많지만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영주권을 얻고 싶은 이주노동자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한국어 공부를 위해 제도권 밖 비영리단체의 무료 교육원을 찾게 된다. 우리의 제도와 시스템은 잘 갖추어져 있지만 이용자들은 스스로 그곳을 이용하지 못하고 찾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주민과 노동자들은 이곳에서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과 휴일에도 일을 한다. 하지만 이주민을 위한 기관들은 평일에만 운영하며 아이들을 돌봐주는 국공립보육시설도 대부분 휴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주 4일 근무제로 바뀌는 상황에 우리의 자리를 메꿔 주는 이들은 이주민들이다. 그들의 삶이 편안하지 않다면 우리의 삶도 결코 안정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꿈을 실현하고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쉽지 않다. 이주민들이 겪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와 포용의 문화를 더욱 확산시키고 그들이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구성원임을 인정해야 한다.

이주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여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이주민들도 한국에 살면서 행복과 성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은 단순히 이주민 수의 증가를 넘어 우리 사회가 더욱 포용적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성장하는 기회이며 이주민들과 함께하는 광주는 이주민이 살기 원하는 도시로서 더욱 풍부하고 다채로운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