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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봄을 기다리며-강대석 시인
2024년 01월 31일(수) 00:00
올해 들어 남북 관계가 적대적 긴장관계 속에서 대립이 격화되며 일촉즉발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서해상에 해안포 수 백발을 발포했고 이에 맞서 우리 군도 맞대응을 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헌법에 명기하고 조국통일 3대 원칙인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란 단어를 헌법에서 삭제토록 지시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9·19 남북합의서 파기를 선언한 후 불과 두 달 만에 7·4 남북공동성명까지 파기를 선언함으로써 남북 관계를 52년 전으로 되돌린 것이다.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을 살펴보면 1972년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과의 7·4 남북공동성명서가 발표된 후 보수정부든 진보정부든 모두 전쟁 억제를 위해 평화공존을 남북대화의 기본 정책으로 이어왔다. 군부정권인 전두환정부에서도 1984년 남한의 수해 때 북한이 구호물자 제공을 제의해 오자 전격 수용하고 이를 계기로 1985년 9월 서울과 평양 간 고향방문단 행사를 열어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 노태우 정부도 첫 국토통일원 장관에 중도 성향의 이홍구 교수를 임명하여 대북정책을 추진하며 여야의 초당적 합의를 이끌어내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을 마련하고 1991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단일팀 구성 등 남북 대화를 적극 추진했다. 다음 김영삼 정부도 남북 대화를 활발히 이어가며 자주와 평화, 민주를 통일 원칙으로 하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제시했다. 군부정권과 김영삼 정부에서 남북 대화가 적극 추진된 것은 여러 해석이 있지만 6·25를 겪고 월남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세대로서 전쟁의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통령들이었기에 그러했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평소 지론이었던 햇볕정책을 추진하며 화해와 협력을 목표로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했다. 2000년 6윌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통일 원칙을 선언하며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하여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조성하는 등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닦는데 주력했다. 물론 보수층의 퍼주기 논란도 적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도 햇볕정책을 계승하여 역사상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평화번영정책으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확대 발전시켰다. 한편 북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6자 회담(남·북·미·중·일·러 ) 중심으로 대북정책을 펴 한반도 비핵화에 노력했다. 이명박 정부도 초기에는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발전을 목표로 남북 대화를 통해 두 차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가졌고 박근혜 정부도 통일 대박을 주창하며 두 번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있자 강경책으로 전환하며 개성공단을 중단하는 등 남북 관계가 얼어붙었다.

극도로 경직되었던 남북 관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으로 풀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재개하고 임기 중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9·19 선언을 하는 등 사그라진 평화통일의 꿈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때는 우리 생애에 통일을 볼 수도 있겠다는 기대와 안 되어도 전쟁의 걱정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상황은 반전되었다.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짜 평화 쇼’라 말하며 ‘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를 비웃듯 북한의 도발은 더욱 거세지고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이제는 언제 맞짱을 떠도 이상치 않은 상황이 되었다. 국제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우려하고 있다.

러-우 전쟁, 이-하 전쟁의 참상을 보면서도 평화가 경제이고 곧 민생임을 깨닫지 못하는 국민이 어디 있을까. 이제라도 정부는 남북화해의 길을 모색하여 긴장을 완화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한반도에 한랭전선이 걷히고 평화의 봄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