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돼” 춤·음악으로 말해요
문화예술 교육으로 학폭 예방
광주교대 정희자 교수 기획
나주빛누리초서 ‘톡톡 댄싱톡…’
연극·댄스 등 공연 통해 연대·치유
광주교대 정희자 교수 기획
나주빛누리초서 ‘톡톡 댄싱톡…’
연극·댄스 등 공연 통해 연대·치유
![]() 12일 나주 빛누리초등학교 강당에서 ‘톡톡!댄싱톡! 우리들이 세상을 바꿀수 있을까?’란 주제로 열린 ‘찾아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
랩과 힙합, 샌드에니메이션으로 학교폭력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운 이색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12일 오전 나주빛누리초에서 열린 ‘톡!톡! 댄싱톡! 우리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가 화제의 현장이다. 이날 무대는 뮤지컬과 힙합 등이 어우러져 문화예술교육으로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오디션을 통해 참가한 전문 인력들도 함께했다. 가장 먼저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한 뮤지컬을 선보였다.
한 학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학생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지만, 그동안 ‘방관자’에 불과했던 다른 친구가 피해 학생의 손을 잡아준다. 따뜻한 관심과 연대로 학폭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공연의 메시지다.
뮤지컬 중반에는 삶을 끝내려 의자에 올라갔던 피해 학생이 친구의 손을 잡고 내려온다. 이를 바라보던 학생들 사이에서 진심어린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학생들은 간단한 라임 배치법 등을 배운 뒤 직접 힙합 가사를 창작했다. 한 학생은 무대에 올라 “Yo Yo, 도망치고싶다. 선생님한테 말할까 아니야, 아는 언니오빠들에게 말할까 아니야”라고 고민섞인 목소리를 들려줬다. 또 다른 학생은 SNS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불링을 소재로 ‘사이버 폭력은 SNS로 칼을 날리는 상처, 언어폭력은 말로 화살을 날리는 상처’라는 가사를 랩으로 들려줬다.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메시지를 뻔한 ‘구호’처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매개로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체화’시킨다는 목표가 있어요. 그래서인지 공연이 끝나면 실제로 두 학교 중 한 곳 꼴로 피해 학생들이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곤 합니다”
행사를 기획한 정희자 교수(광주교대 체육교육과)의 말이다. 그의 모습에선 피해 학생들을 돕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해왔다는 뿌듯함, 예술교육이 갖는 ‘힘’에 대한 믿음 같은 게 느껴졌다.
정 교수는 2017년부터 ‘학폭’을 소재로 예술교육을 기획해 전국 500여 개 초·중학교에서 선보여 왔다. 대략 3~4만 명 학생들을 만난 셈이니 이제 “대학보다 초등학교가 더 친숙하다”는 말도 이해가 된다.
이번 예술교육은 신안이나 완도 등 문화예술 등에서 비교적 소외를 받아온 지역에서도 진행돼 왔다. 정 교수는 “대도시가 아닌 농촌이나 어촌 등에서 진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교육’을 기치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학폭 피해자에게 전하는 3~4행시 창작, 편지쓰기 등도 진행됐다. 김세윤(여·4학년) 학생은 ‘피해자’로 운을 띄우며 “‘피’해자야/ ‘해’로운 괴롭힘을 받고 있겠지만 너도/ ‘자’신감을 가져봐 넌 소중한 사람이야”라며 친구들의 공감을 받았다.
정 교수는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했다. 전공을 살려 초기에는 발레 등 순수예술을 매개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그러나 점차 꿈나무들이 ‘진짜 좋아할 만한 요소’를 고민하면서 무용에 컨템포러리한 성격을 가미한 것. 물론 점차 춤과 노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후 힙합 교육 ‘나도 랩퍼다’ 코너를 마련했다.
송다은(여·4학년) 학생은 “공연을 관람하다 보니 폭력은 어떤 경우에든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학교폭력을 보게 되면 방관하지 않고 돕겠다”고 말했다.
이후 생각 나눔 시간에는 아이들이 저마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학폭, 방관자, 사이버불링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이날 공연을 참관한 광주교대 허승준 총장은 “공연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고,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며 “향후 있을 지 모르는 학폭과 잘못된 사회 관행들을 개선하는 데 오늘 같은 예술교육이 많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한 학생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학생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지만, 그동안 ‘방관자’에 불과했던 다른 친구가 피해 학생의 손을 잡아준다. 따뜻한 관심과 연대로 학폭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공연의 메시지다.
뮤지컬 중반에는 삶을 끝내려 의자에 올라갔던 피해 학생이 친구의 손을 잡고 내려온다. 이를 바라보던 학생들 사이에서 진심어린 응원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학생들은 간단한 라임 배치법 등을 배운 뒤 직접 힙합 가사를 창작했다. 한 학생은 무대에 올라 “Yo Yo, 도망치고싶다. 선생님한테 말할까 아니야, 아는 언니오빠들에게 말할까 아니야”라고 고민섞인 목소리를 들려줬다. 또 다른 학생은 SNS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불링을 소재로 ‘사이버 폭력은 SNS로 칼을 날리는 상처, 언어폭력은 말로 화살을 날리는 상처’라는 가사를 랩으로 들려줬다.
행사를 기획한 정희자 교수(광주교대 체육교육과)의 말이다. 그의 모습에선 피해 학생들을 돕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해왔다는 뿌듯함, 예술교육이 갖는 ‘힘’에 대한 믿음 같은 게 느껴졌다.
정 교수는 2017년부터 ‘학폭’을 소재로 예술교육을 기획해 전국 500여 개 초·중학교에서 선보여 왔다. 대략 3~4만 명 학생들을 만난 셈이니 이제 “대학보다 초등학교가 더 친숙하다”는 말도 이해가 된다.
이번 예술교육은 신안이나 완도 등 문화예술 등에서 비교적 소외를 받아온 지역에서도 진행돼 왔다. 정 교수는 “대도시가 아닌 농촌이나 어촌 등에서 진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교육’을 기치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학폭 피해자에게 전하는 3~4행시 창작, 편지쓰기 등도 진행됐다. 김세윤(여·4학년) 학생은 ‘피해자’로 운을 띄우며 “‘피’해자야/ ‘해’로운 괴롭힘을 받고 있겠지만 너도/ ‘자’신감을 가져봐 넌 소중한 사람이야”라며 친구들의 공감을 받았다.
정 교수는 이화여대 무용과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했다. 전공을 살려 초기에는 발레 등 순수예술을 매개로 학생들을 교육했다. 그러나 점차 꿈나무들이 ‘진짜 좋아할 만한 요소’를 고민하면서 무용에 컨템포러리한 성격을 가미한 것. 물론 점차 춤과 노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이후 힙합 교육 ‘나도 랩퍼다’ 코너를 마련했다.
송다은(여·4학년) 학생은 “공연을 관람하다 보니 폭력은 어떤 경우에든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학교폭력을 보게 되면 방관하지 않고 돕겠다”고 말했다.
이후 생각 나눔 시간에는 아이들이 저마다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학폭, 방관자, 사이버불링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이날 공연을 참관한 광주교대 허승준 총장은 “공연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고, 서로 연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서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며 “향후 있을 지 모르는 학폭과 잘못된 사회 관행들을 개선하는 데 오늘 같은 예술교육이 많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