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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기념회’가 ‘출마 모금회’ 안 되려면
2023년 11월 30일(목) 00:00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들의 출판 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북 콘서트라는 이름의 출판 기념회를 알리는 SNS 메시지를 매주 2~3건씩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치 애경사처럼 청구서를 받는 기분이라며 불쾌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회의원 출마 예정자들의 북 콘서트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90일 전까지 출판 기념회를 열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다. 내년 4월 10일 총선일 기준으로 내년 1월 11일부터는 개최가 금지된다. 출판 기념회는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정치 신인들에겐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 비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출판 기념회가 선거자금 모집을 위한 행사로 전락하면서 ‘출마 모금회’라는 비난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출판하는 책 대다수가 자서전 형식인데 자신들이 공을 들여 직접 쓰기보다 돈을 주고 대필 작가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은 것도 정치인의 북 콘서트가 신뢰를 잃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북 콘서트를 자신의 세 과시로 활용하는 점도 문제다. 유력 입후보자의 북 콘서트가 열리는 날이면 일대에 교통 혼잡이 일어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부정적인 여론에도 신인들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창구라는 점에서 무작정 비판만 할 수는 없다. 현역 의원들은 공식적으로 정치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는데 반해 신인들은 그럴수 없어 근본적으로 불공정 게임인 탓이다. 따라서 출마 모금회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출판 기념회를 투명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수입과 지출 내용을 보고하도록 하는 등 회계를 투명하게 하고 정가에 책을 구입하도록 의무화 하는 것이 대안이 될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에서 수차례 발의됐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출마 모금회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지금이라도 법안을 통과시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