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여름철 열 관련 응급질환…김선표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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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바로 알기] 여름철 열 관련 응급질환…김선표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김선표 조선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폭염 속 온열질환 비상…체온 40도 이상 ‘열사병’ 가장 위험
탈진·경련·실신 등 발생…신체 냉각·수분 보충 중요
치사율 60% ‘열사병’…노인·만성질환자 특히 주의
스포츠·이온 음료 도움 …고온 장시간 노출 피해야
2023년 08월 06일(일) 19:20
김선표 교수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열 관련 질환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체는 외부 온도가 변화하더라도 체온이 항상 섭씨 36~37도 내외에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을 생성하거나 소실한다. 체온이 상승하면 뇌의 전면 시상하부에 위치하고 있는 체온조절중추에서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심박출량 증가, 피부 혈관 확장과 발한등으로 체온을 하강시킨다.

햇빛에 직접 노출되거나 무더위,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과도한 신체활동으로 체내에서 열생산이 너무 많아지거나 주변의 습도가 높아 땀에 의한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체온조절기능이 망가지면서 열에 관련된 질환이 나타난다.

◇여름철 열 관련 응급질환 종류 및 증상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는 열관련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가벼운 열경련(heat cramps), 열실신(heat syncope), 열피로(혹은 열탈진, heat exhaustion)와 같은 질환부터 치명적인 열사병(heat stroke)이 있다.

▲열피로(열탈진)=여름철 많이 발생하는 열 관련 응급질환 중 가장 흔한 형태가 열피로 또는 열탈진이다. 흔히 더운 곳에서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햇볕을 쬐었을 때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거나 저농도 용액만으로 수분을 보충해 전해질이 감소한 경우에 발생하게 된다. 주로 토할 것 같은 느낌, 어지러움, 구토, 기운 없음, 피로, 두통, 목마름 등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판단할 때 보이는 전신증상을 겪게 된다.

▲열실신 및 열경련=여름철에 뜨거운 햇빛 아래서 오랫동안 서 있을 때 옆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대개 열실신일 가능성이 높다. 열실신은 오래 서 있을 때 혹은 많은 양의 땀을 흘렸을 때 혈액이 하지에 몰려서 일시적으로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해 발생한다.

열경련은 주로 팔다리 근육이 갑자기 쥐가 난 듯이 수축하면서 심한 통증을 야기하는 질환으로, 그 원인으로는 과도하게 땀을 흘림으로 인해 체내 염분 부족이 발생하거나 전해질이 포함돼 있지 않은 맹물을 많이 마신 결과로 체내 전해질 균형의 이상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경련이 발생하면 통증이 몹시 심하므로 경련이 발생한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면서 신체냉각과 수분보충, 염분보충을 해줘야 한다. 만약 이러한 조치에도 경련이 지속되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열사병=가장 위험한 상태로 열사병이 있다. 열사병은 일단 발생할 경우 치사율(60%)이 높고 열관련 응급질환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주로 노인이나 만성 질환자에게 자주 발생한다. 보일러실, 비닐 하우스와 같은 밀폐된 뜨거운 공간의 강한 열에 장기가 노출돼 체내 열생산이 과도하거나 주변 습도가 높아 발한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때 생긴다. 대뇌 시상하부의 열조절중추가 파괴돼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게 되면,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지면서 갑자기 중풍처럼 대뇌허혈증상이 발생해 무의식, 혼수상태까지 이르며 심하면 사망하게 된다.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사진은 조선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부.
◇온열 질환 예방법 및 처치법

열관련 질환은 급격히 온도가 높거나 실내에서 실외로 갑자기 환경이 바뀐 경우, 어린이나 노인, 비만자, 만성질환자, 설사 등 탈수증상이 있거나 수면부족이 동반한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더운 곳에서의 운동이나 작업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장시간 무더운 곳에서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갈증이 날 경우에는 맹물이나 탄산음료보다는 스포츠 음료나 이온 음료이 낫다. 그래야만 땀으로 빠져나간 염분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치 않다면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다음에는 물에 소금이나 간장을 조금 타서 마시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열에 관련된 증상이 있는 환자를 발견시는 공기가 잘 통하는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해주면서 경구 수액제나 이온음료를 마시게 한다. 단 차가운 음료를 한꺼번에 마시면 위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고, 무의식상태에서는 기도에 걸릴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분무기로 물을 전신에 뿌리면서 부채질을 해줘야 하고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서 체온을 낮추는 것도 필수이다. 얼음이 있다면 겨드랑이, 사타구니, 허벅지 안쪽이나 목 부위 등 신체 오목한 곳에 수건으로 싸서 대주는 것이 도움된다.

열사병을 제외한 질환은 보통 별다른 합병증 없이 수 일 내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열사병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체온을 낮추면서 최대한 빨리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열에 관련된 질환은 예측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더운 환경에서 작업이나 운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함과 동시에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모든 병의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된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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