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여야 정치권이 총출동할 예정인 가운데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타개할 국민통합의 메시지가 마련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만 난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이 여야 정치권에 반성과 성찰을 통한 협치와 상생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와 의원들이 KTX 특별열차를 타고 18일 오전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한다.

최근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등의 설화를 빚은 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해 차기 총선 출마의 길을 봉쇄한 당원권 정지 1년이라는 강력한 징계를 내린 국민의힘은 ‘광주 정신’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민의힘에 ‘광주정신 폄훼’는 발 붙일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견고한 서진 정책을 통해 호남은 물론 수도권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것이다.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도 광주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이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찾는다면 국민 통합 메시지와 광주 발전 계획 등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전체 의원이 광주를 찾는다. 하지만, 발길은 가볍지 않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물론 지난 전당대회에서의 돈 봉투 사건에 이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 등 각종 악재로 민주당이 몸살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은 심상치 않다. 실망감을 넘어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호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갈수록 하락세 흐름을 보이고 있고 무당층 비율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달라진 모습보다는 기득권 구조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5·18 기념식에 참석할 자격도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반성과 성찰의 메시지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코인 투자 논란으로 14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한 것도 심상치 않은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이재명 지도부가 육참골단의 뼈를 깎는 혁신의 방안을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5·18 기념식이 민주당에 또 한 차례의 통과 의례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광주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지선 패배와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민주당에 대해 지역 민심의 실망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5·18 영령들 앞에 제대로 된 혁신의 의지와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7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참배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세 차례 5·18 국가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정의당은 17일 전야제에 이어 18일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의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존재감이 갈수록 약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기점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다. 특히, 개혁적 색채가 강한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강한 실망감을 보임에 따라 정의당 특유의 강력한 진보적 메시지로 광주 정신을 강조하며 활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인사는 “윤석열 정부 1년 동안 정치권에선 협치가 실종되고 정쟁만 난무했다는 점에서 이번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의 화두는 ‘반성과 성찰’이 돼야한다”며 “하지만 여야 거대 정당이 적대적 공생관계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국민이 공감한 통합의 메시지가 마련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